K리그 잔디 주의보, 1년 만에 한국땅 밟은 정성룡도 놀랐다

입력
2024.09.19 08:54
수정
2024.09.19 08:54


“선수들의 부상이 걱정됩니다.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졌네요.”

가와사키 프론탈레 유니폼을 입고 돌아온 골키퍼 정성룡(39)은 지난 18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 HD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을 마친 뒤 탄식했다.

경기장 곳곳의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돼 선수들이 기본적인 패스나 드리블도 하기 힘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강 클럽을 다투는 양 팀 선수들이 울퉁불퉁한 그라운드에 볼 간수조차 힘겨워하는 것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정성룡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가와사키 선수들도 오늘 힘들었지만 울산 선수들은 장기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울산을 방문할 때마다) 좀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항상 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사실 국내 경기장들의 잔디가 도마에 오른 것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잔디 상태가 나빠지다보니 선수들의 하소연이 나오기 일쑤다. 이른바 ‘논두렁 잔디’라 불리는 열악한 잔디 문제는 K리그의 고질병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련해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두 차례에 걸쳐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축구 현장에선 논두렁 잔디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린다.

날씨라는 자연환경에 가로막힌 문제로 어쩔 수 없다고 수긍하거나 제대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반박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후자 쪽에 힘이 실리는 눈치다. 날씨에 큰 차이가 없는 일본 J리그는 왜 잔디 상태에 문제가 없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 출신 미드필더 이시다 마사토시(29·대전)는 “일본은 확실히 잔디 상태가 좋다. K리그보다 (일본 3부리그인) J3리그가 더 좋을 정도”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정성룡은 “사실 일본은 전반적으로 잔디 상태가 좋은 편”이라면서 “올해 한국이 무더위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이라도 좋아질 필요는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경기장 잔디 관리를 구단이 아닌 시설공단이 맡는 현실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잔디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단이 공을 들여야 여름철 잔디도 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선 대전 하나시티즌이 직접 경기장 관리를 하고 있는데, 올해 무더위에서도 잔디 관리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판곤 울산 감독(55)은 “(잔디 관리를 위해) 애를 쓰는 분들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며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는 사실과 더 나은 환경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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