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지켜야 할 홍명보호···‘괴물모드’가 필요하다

입력
2024.09.09 16:55
수정
2024.09.09 16:55


한국축구대표팀 김민재(오른쪽)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상대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부탁했던 좋은 응원에 철벽수비로 보답할 시간이 왔다.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한마디가 독이 돼 돌아왔다.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은 경기력에 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독을 품고 경기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 원정에 나선다.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승리가 필요하다. 대표팀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의 홈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팔레스타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지만, 한국(23위)은 결국 한 번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FIFA 랭킹 76위 오만도 마찬가지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4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만약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등이 켜진다.

한국축구대표팀 김민재(가운데)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상대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마음의 짐 덜고

여전히 여론은 좋지 않다. 팔레스타인전에서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홍 감독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비난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채웠다. 선수들은 야유와 환호가 반복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경기 후 김민재는 두 팔을 뻗으며 팬들을 향해 야유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선 “(그 상황에 대해)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팬들에게 ‘그냥 선수들한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더 커졌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팬을 등지면 안된다”라고 김민재를 토닥였고, 홍 감독은 “김민재는 팬들께 항상 감사하는 선수다. 나 때문”이라고 감싸 안았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경기력이다.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김민재가 오만전에서 수비 안정화를 이끌 수 있을지 더욱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국 수비의 핵이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전에서 후방 빌드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수차례 패스미스가 이어졌다. 그렇다보니 공격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오만은 한국전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촘촘한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빌드업, 반대 전환, 경기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 중심에는 김민재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비 안정화는 물론 이 모든 것에 관여해야 한다. 키플레이어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튼)이 아닌 김민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

한국은 중동 원정에 고질적으로 약했다. 악몽처럼 남은 ‘오일 쇼크’ 기억도 있다. 2003년 10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아시아컵 예선에서 오만에 1-3 충격패를 당했다.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 이삼 알사브리, 압둘라흐만 알무샤이프리 등 스피드와 개인기를 겸한 위협적인 공격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좋은 기억도 있다. 홍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12년 2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오만을 3-0으로 격파하고 런던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첫 장이었다.

◆라인업 변화

홍 감독은 기존 선발진을 대부분 유지하면서도 공격과 수비에 일부 변화를 줄 예정이다. 전술적 변화는 물론 체력적인 부분도 안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축 자원인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이 다시 한번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격진에서는 팔레스타인전 교체 투입된 황희찬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마치다) 역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에서도 김민재의 파트너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권을 대신해 이한범(미트윌란),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와슬)을 저울질 하고 있다. 제공권 차단에 중점을 둔다면 190㎝의 이한범이, 빌드업에 초점을 둔다면 조유민을 활용할 공산이 크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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