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33세 수비수 김영빈은 갈수록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영빈은 프로 데뷔 이후 올해 처음으로 꾸준하게 주장 완장을 찬다. 주장 윤석영의 부상 공백으로 부주장 김영빈이 완장을 이어받았다. 1위가 걸린 9일 K리그1 김천상무 원정에서도 주장으로서 선발 출장할 것이 유력하다. 이 경기는 뜻밖의 빅 매치다. 김천이 승점 46점으로 1위, 강원이 승점 44점으로 2위다.
김영빈은 지난 겨울과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두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잘 보도되지 않았던 건 강원이 매번 단칼에 물리쳤기 때문이었다. 상대 구단이 주전급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됐지만 강원은 김영빈을 지키는 쪽을 택하면서 대화가 무르익지 않았다.
김영빈은 지난 경기였던 7월 26일 전북현대전에서 K리그 통산 300경기 출장 기념패를 받았다. 이 경기까지 301경기를 소화했는데 그 중 2020년 합류한 강원에서만 거의 절반인 147경기를 뛰었다. 그 전까지 출장이 비교적 들쭉날쭉했던 김영빈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30경기 이상 출장했고, 지난해는 전경기 출장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초반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아직까지 14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복귀 후에는 특유의 꾸준한 모습을 되찾았다.
축구계에서 한때 김영빈은 감독이나 전력강화부가 바뀔 때마다 후순위로 밀리는 선수였다. 키가 184cm로 센터백치고 작은 편이라 장신 센터백 영입을 원하는 감독도 있었고, 수비력 자체에 의심을 품는 감독도 있었다. 그런 김영빈을 먼저 알아본 건 파울루 벤투 전 국가대표 감독이었다. 2020년 비공식 평가전에 처음 발탁됐는데, K리그 최고 센터백으로 불린 적 없는 선수라 뜻밖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청소년 대표 경력이 전혀 없는 김영빈을 월드컵 예선까지 기용했다. 이때 탄력 받은 김영빈은 원래 준수했던 빌드업과 수비력, 건강과 꾸준함 등의 덕목을 더 성장시키며 지금에 이르렀다.
이번 시즌 강원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여러 선수가 주목받는다. 토트넘홋스퍼 이적을 조기 확정안 고등학교 3학년 양민혁이 화제의 중심에 있고, 공격 파트너 이상헌, 서로 포지션을 바꿔 더 빛나는 황문기와 이유현 등이 화제다. 시즌 초 김영빈의 부상 공백을 메워 준 멀티 플레이어 이기혁도 빛나는 선수다.
그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김영빈의 존재가 더해지면서 강원은 선두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빈이 복귀하면서 이기혁은 파트너 센터백으로 뛰는가 하면 측면, 중원 등 다양한 다양한 위치에서 스쿼드를 더 두껍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선수층이 한정된 편이었던 강원이지만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2경기 연속 4득점 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올스타 '팬 일레븐' 후보에도 올랐던 김영빈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재충전하고 김천전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을 선두에 올려놓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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