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이렇게 떠날 감독이 아닌데..." 다른 의미로 '역대급' 감독된 홍명보, 잘못된 마침표의 결말

입력
2024.07.11 19:30
홍명보 감독(울산HD).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울산] 윤효용 기자= 홍명보 감독은 울산HD의 역대급 감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잘못된 작별로 다른 의미의 '역대급' 감독이 되어버렸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떠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홍명보 감독 내정을 발표했고, 이어 8일 이임생 기술발전이사가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절차와 설명으로 언론과 대중을 설득하지 못했고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전력강화위원 중 한 명이던 박주호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선임 과정 중 발생했던 불협화음을 폭로하면서 더욱 불길은 커졌다.

울산 팬들의 분노도 폭발했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10일 홈구장인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경기에서 홍 감독을 향한 비판의 걸개를 들어올렸다. 걸개에는 '피노키홍', '축협의 개MB', '최악의 감독' 등 수위가 높은 문구들이 적혔다. 킥오프 휘슬이 불린 뒤와 경기 종료 후에는 "홍명보 나가!"를 외치며 분노를 표했다. 경기 후 선수들과 경기장을 돌며 인사를 한 홍 감독은 서포터즈를 바라본 뒤 별다른 말 없이 돌아서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광주전의 차가운 분위기는 홍 감독과 이별을 앞당겼다. 홍 감독이 13일 열리는 FC서울전까지 지휘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울산은 11일 회의를 통해 곧바로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차기 감독을 물색하는 가운데, 당분간은 이경수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기로 했다.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

홍 감독과 울산의 3년 반 동안 동행은 성공적이었다. 2021년 울산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2022시즌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전북 왕조 시대를 끝냈다. 이어 2023시즌에도 리그 2연패에 성공했고, 울산의 클럽월드컵행도 이끌었다. 울산의 통산 우승 4회 중 2회를 세운 감독으로 팀 역사에 남았다.

그러나 잘못된 마침표로 최악의 감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앞서 대표팀 감독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난도질 당하는 기분'이라며 강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던 홍 감독이 돌연 마음을 바꿔 팀과 이별을 결정하자 팬들은 큰 배신감을 느꼈다. 팬들 마음 속에 홍 감독이 세운 업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축구계에서도 홍 감독의 이러한 이별은 아쉽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홍 감독은 이렇게 울산을 떠날 사람이 아니었다. 세운 업적도 많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표팀 감독으로 가는 절차만 좋았어도 이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도 이런 상황이 옳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광주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울산 팬들을 향해 "너무 죄송하다.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하지 않았다. 저의 실수로 인해 떠나게 됐다.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저작권자 Copyright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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