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심쩍은 과정과 석연찮은 이유…출항하기도 전에 대표팀이 흔들린다

입력
2024.07.11 11:27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미심쩍은 선임 과정과 석연찮은 결정 이유로, 홍명보호로 새로 꾸려질 한국축구대표팀은 출항 전부터 계속 흔들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했고, 8일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가 브리핑을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이후 5개월 동안 공석으로 어수선했던 국가대표팀 감독직이 드디어 주인을 찾았지만, 대표팀은 더 흔들리고 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업무를 이어받았는데, 이후 유럽에서 외국인 감독 2명을 만나고 돌아온 당일 홍 감독을 만났고 다음 날 일사천리로 내정을 발표했다.

이임생 기총괄이사는 "KFA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고 정몽규 KFA 회장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최근 많은 비난을 받던 정몽규 회장을 보호하기 위한 발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선임 과정을 더욱 미심쩍고 미덥지 않게 만들었다.

특히 '내부자'인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유튜브 영상 촬영 도중 홍명보 감독 내정 소식에 깜짝 놀라며 "정말 몰랐다. 절차가 잘못됐다.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한탄,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절차에 의문을 갖는 시선은 자연스럽게 결과의 정당성을 향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KFA가 밝힌 결정 이유도 다소 석연찮다. KFA는 △협회의 게임 모델과의 부합성 △ 적절한 경기 운영 방식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속성 △앞서 지도자로 이뤄낸 성과 △한국 축구대표팀 지도한 경험 △대표팀의 촉박한 일정 △국내 체류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은 리더십과 카리스마 등 분명한 장점을 가진 지도자다. 하지만 KFA가 밝힌 장황한 이유는 짜 맞추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취재 결과 KFA가 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후보에게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약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 감독이면서 팬들의 기대에도 부합하는 수준급 지도자를 데려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KFA가 현실적인 상황을 공개하고 그 안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가장 나았다고 밝히는 편이 팬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차라리 나은 답이었다.



본질을 숨기고 둘러 표현한 선임 이유는 고스란히 '홍명보호'를 향한 의심으로 번졌다. 홍명보 감독이 가진 장점과 이에 따른 기대마저 희석시켰다.

이는 단순히 감독 선임 발표 순간뿐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축구대표팀의 여정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숨김없이 속마음을 고백했고 울산 및 K리그 팬들에게 사과도 했다.

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을 지켜본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울산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일구고 대표팀으로 떠나는 홍명보 감독 앞에는 '피노키홍' '거짓말쟁이 런명보' 등 비난의 플래카드들이 내걸렸다.

여기에 박주호 전력강화위원뿐 아니라 이영표 등 축구인들이 "KFA가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목소리를 냈다. 이에 KFA는 "박주호 위원의 언행이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새 감독을 향한 분석과 기대가 담긴 기사 대신 진실공방과 비판의 기사들이 가득하다.

KFA는 "(월드컵 3차 예선이 열릴)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해외 감독이 오면 팀을 파악하고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새로운 감독은 안팎의 잡음과 축구계 전반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 때문에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두의 신뢰와 응원을 받으며 출항해도 모자랄 월드컵 3차 예선인데, KFA의 헛발질 속 '홍명보호'는 태생부터 엇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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