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발 없는 KBO 개막전, 김광현 “좀 창피한 일··· 개막전 선발 맡을 후배가 많아져야 대표팀도 더 강해지지 않겠나”

입력
2025.03.20 17:40


류현진(38·한화), 김광현(37·SSG), 양현종(37·KIA)이 모두 빠졌다. 그 자리를 채워야 할 젊은 투수들도 보이지 않는다. 2025시즌 KBO리그 개막전 선발은 모두 외국인 투수의 차지가 됐다.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개막전의 사나이’로 불렸던 김광현은 국내 선발 없는 개막전을 크게 아쉬워했다. 김광현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제는 후배들이 개막전 선발로 나오면 좋겠다. (류)현진이 형이나 (양)현종이처럼 베테랑 선수들이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경험을 안 하면 개막전 선발은 계속 못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개막전의 의미는 각별하다. 시즌을 시작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부담감이 뒤따른다. 그래서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김광현은 “개막전 선발이 가장 떨린다. 그런 경험을 해봐야 국제대회나 다른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 팀에서도 그렇고, 선수 개개인도 감독·코치님께 ‘한번 나가보겠습니다’라고 먼저 말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데뷔 8년 차인 2014년 26세 나이로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4차례를 더 나섰다. 통산 개막전 선발만 5차례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3명은 그간 외국인 투수들 사이에서 개막전 선발로 꾸준히 출장하며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하지만 어느덧 이들도 30대 후반이 됐다. 이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왜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이 아니냐’는 질문에 “컨디션은 충분하지만, 이제 류현진도 나이가 적지 않다. 많이 던지면 안 되기 때문에 아끼기 위해서 3번째로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체력적으로 개막전 선발 중책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이들 좌완 트리오 외에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을 만큼 무게감 있는 국내 선발이 아직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가 없다는 고민과도 일맥상통한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개막전 선발로 나간 건 2022·2023년 안우진(키움), 2022년 김민우(한화), 2020년 백정현(삼성), 차우찬(LG) 정도다. 2021년 KT 소형준도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았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됐다.

김광현은 “외국인 투수들이 개막전을 다 맡는다는 게 국내 선수로 조금은 창피한 일이지 않나. 자존심도 사실 상한다”고 했다. 그는 공동 다승왕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등을 언급하며 “어린 투수들이 많이 올라와서 개막전 선발을 차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막전 선발을 맡는 국내 선발이 많아져야 국제대회 경쟁력도 올라간다는 생각이다. 김광현은 “1000만 관중을 돌파했는데,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하지 않겠나. 젊은 선발들이 우선 KBO리그 안에서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어야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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