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흥미로운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날 홈팀인 삼성과 원정 팀인 키움이 2025시즌의 개막을 연다.
지난 겨울 키움에 둥지를 튼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도 이 곳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개막전부터 삼성을 마주한다. 삼성과 첫 맞대결이다.
카디네스는 지난 해에는 삼성에 몸을 담았다. 전반기를 마치고 기존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 대신 교체 외인으로 KBO리그와 첫 인연을 맺었다.
카디네스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6경기에서 타율 0.348 2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7월 말부터 허리 통증을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병원 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카디네스는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8월6일 한화전에서는 대타로 나섰다가 삼진 아웃만 당한채 돌아섰고 수비에서도 엉성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과정에서 ‘태업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삼성은 카디네스와 결별했다.
그리고 비시즌 동안 외인 타자 2인 체제로 팀을 꾸리던 키움이 카디네스에게 관심을 가졌다. 실제로 키움은 카디네스가 당시 옆구리 쪽에 미세 손상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치료를 마치고 옆구리와 허리 모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체크를 한 뒤 영입을 결정했다. 등록명도 발음대로 기존 카데나스에서 카디네스로 바꿨다.
카디네스는 키움에서 잘 적응했고 국내 타자들에게 조언도 해주는 역할도 해줄 정도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범경기 9경기에서 26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 타율 0.308로 예열을 잘 마쳤다. 그러나 삼성 팬들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카디네스는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미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에서 이야기를 끝냈다”라며 “스스로 증명해야한다. 본인이 의도치 않았기 때문에 카디네스도 야유든 환호든 신경쓰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어떤 반응을 겪든 거쳐나가야할 과정이라고 받아들였다. 홍 감독은 “어차피 겪어야 될 일이고, 지나갈 일이니까 크게 신경을 안 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구의 많은 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는데, 카디네스의 진정성은 믿고 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키움은 반대로 이날 팀을 떠난 선수와 마주한다. 삼성과 계약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홍 감독은 “우리가 이미 시범경기 때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도 만났다”라고 했다. 후라도처럼 지난해 키움에서 뛰었던 헤이수스는 지난 10일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2안타 2볼넷 4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홍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언젠가는 또 만나야되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해야한다”며 “크게 의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승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더이상 확대해석하지 않았으면 바란다. 상대 선수가 후라도라고 해서 우리가 더 이를 악물거나 그 선수 역시 우리 팀이라고해서 그러진 않을 것이다. 한 경기일 뿐이고 승부를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말처럼 키움은 덤덤하게 대구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