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문학, 김근한 기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고속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에 이어 '좌완 이적생' 최채흥에게도 이천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부여한다. 한동안 기본기 훈련에만 집중할 정우영과 달리 최채흥은 4월 중순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2년 동안 부진을 겪은 정우영은 지난 겨울 미국 피칭 트레이닝 센터에 자비로 찾아가 훈련을 소화했다. 투구 메커니즘 변화를 시도한 정우영은 지난 8일 수원 KT 위즈전 4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하지만, 정우영은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후속타자 황재균에게도 연속 볼 3개를 던져 극심한 제구 난조에 빠졌다. 이후 정우영은 배정대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추가 실점도 내줬다. 결국, 정우영은 4회 말을 모두 끝내지 못하고 강판 됐다.
이후 5일을 쉬었던 정우영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4회 말 구원 등판해 공 8개를 던지고 1탈삼진 1볼넷을 기록하면서 두 번째 등판을 끝냈다. 이후 염 감독과 면담 끝에 정우영의 2군행이 결정됐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이 2군에서 한동안 투구 기본기 훈련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정우영 선수와 면담해서 2군행을 확정했다. 시범경기 일정이 끝날 때까지는 등판 없이 기본기 훈련에만 집중한다. 2군에서도 바로 등판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경기만 등판하고 나머지는 거의 다 기본기 훈련이다. 화요일과 수요일엔 제구 안정을 위한 기본기 훈련, 목요일 휴식 뒤 금요일 불펜 투구, 일요일에 경기 등판하는 이런 프로그램을 당분간 계속 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투구 폼 수정을 자주 했다. 이제 폼을 바꾸는 게 아니라 꾸준히 갈 수 있는 자기 걸 확실하게 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와 투수 파트하고 다같이 합의한 사안"이라며 "2년 동안 구속과 싸웠는데 이제는 그만 싸우라고 말했다. 구속만 자꾸 쫓아가니까 오히려 구속이 안 나오고 팔만 아픈 거다. 1년을 기다렸다가 결국 디테일을 채우라고 말한 이유가 있다. 디테일을 채우면 결국 구속은 나중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정우영 부진 배경을 설명했다.
염 감독은 과거 슬라이드 스텝과 변화구 장착의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했다. 염 감독은 "지금 구속이라도 충분히 한국에서 승부가 되는데 계속 150km/h에 꽂혀 있는 거다. 디테일을 채우면서 슬라이드 스텝과 변화구 장착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또 150km/h가 나오는 건데 이도 저도 안 되면서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본인이 느끼는 듯싶다. 결국, 밸런스를 찾아야 구속이 나오는 거다. 세게만 던진다고 구속이 나오겠나. 부상만 온다. 이제는 선수한테 이런 부분을 말해도 될 때라고 판단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정우영과 함께 좌완 이적생 최채흥도 2군행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최채흥은 시범경기 3경기(3이닝)에 구원 등판해 1피안타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염 감독은 최채흥을 두고 4월 중순까지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보내도록 뒤 좌완 불펜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염 감독은 "최채흥 선수는 선발과 불펜 모두 생각하고 있다. 시범경기 때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데이터 숫자도 괜찮았는데 이제 자기 구종을 어떻게 쓸 건지 고민해야 한다. 또 일찍 투구를 시작해서 피로도도 관리해줘야 한다"며 "4월 중순까지는 조금 정리할 시간을 주려고 한다. 힘을 빼고 던지니까 구속도 훨씬 잘 나오는 느낌이다. 더 확실히 정리해서 선수를 활용하려고 한다"며 고갤 끄덕였다.
LG는 2025시즌 우승 재도전의 키로 불펜진 반등을 꼽는다. 정우영과 최채흥이 반등해 시즌 초반부터 팀 불펜진에 힘을 보탠다면 기존 불펜진과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과연 염 감독의 부여한 2군 재정비 기간이 두 투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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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