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나는 개인 타이틀이 아니라 NC 다이노스의 승리를 위해 뛴다. 골든글러브 수상 불발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은 지난 1월 중순 미국 애리조나에서 소속팀 1차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빛나는 '홈런왕' 트로피를 넘겨받았다.
데이비슨은 2024 시즌 131경기에 출전, 타율 0.306(504타수 154안타) 46홈런 119타점 OPS 1.003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슈퍼스타' KIA 타이거즈 김도영(38홈런)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NC가 홈런왕을 배출한 건 2016 시즌 에릭 테임즈(40홈런) 이후 8년 만이었다. 데이비슨은 테임즈가 2015 시즌 기록한 NC 구단 단일 시즌 개인 최다 홈런(47) 기록은 경신하지 못했지만 KBO리그 최고의 슬러거로 자리매김했다.
NC는 2024 시즌 종료 후 당연히 데이비슨과 재계약을 희망했다. 데이비슨은 총액 170만 달러(약 24억 7000만 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고 2025 시즌에도 공룡 군단의 4번타자로 뛰게 됐다.
데이비슨은 2024 시즌 NC의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종료된 뒤 미국으로 돌아가며 연말 KBO 공식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NC가 챙겨놨던 홈런왕 트로피를 애리조나에서 전달받았다.
데이비슨은 "홈런왕 트로피는 미국 집에 전시해놨다"며 "굉장히 기뻤다. KBO리그에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굉장히 뜻깊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NC는 2023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기세를 2024 시즌 이어가지 못했다. 9위까지 추락하면서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냈던 가운데 데이비슨의 홈런왕 등극은 큰 위안이 됐다.
데이비슨은 다만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은 무산됐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지난해 193표를 획득, 83표를 얻은 데이비슨을 제치고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오스틴은 2024 시즌 140경기 타율 0.319(527타수 168안타) 32홈런 132타점 OPS 0.957의 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페넌트레이스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건 수비율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결정했던 1982~1983년을 제외하면 1998년 OB 베어스 타이론 우즈(1루수), 2004년 SK 와이번스 박경완(포수), 2015년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1루수)에 이어 데이비슨이 네 번째였다. NC 팬들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데이비슨은 자신이 1루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가지 못한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오스틴의 수상을 축하해 주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줬다.

데이비슨은 "오스틴이 지난해 굉장히 좋은 시즌을 보냈다. 당연히 받아야 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부분에 전혀 아쉬운 게 없다. 나는 NC의 승리를 위해 뛰는 것이지 상을 위해서 뛰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거둔 호성적도 모두 잊었다는 입장이다. 한국 야구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자세로 개막을 준비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데이비슨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올 때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갔다. 나는 다시 증명을 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