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만나는 호부지, 떨림 속 주말 기다린다…"김경문 감독님께 좋은 모습 보이고 싶어"

입력
2025.03.13 07:45
2016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현역으로 뛰었던 이호준(왼쪽) 현 NC 다이노스 감독과 당시 NC를 이끌었던 김경문 현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솔직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 크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오는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 홈 2연전을 묘한 감정 속에 기다리고 있다. 단순히 초보 사령탑으로서 페넌트레이스 개막이 가까워져 오기 때문에 느끼는 설렘이나 떨림이 아닌 '옛 스승'과의 만남 때문이다.

이호준 감독은 현역 시절 다이노스의 정신적 지주였다. 2012 시즌 종료 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떠나 제9구단 NC 유니폼을 입으면서부터 이호준 감독의 야구 인생은 큰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이호준 감독의 NC행은 김경문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의 '전화한통'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NC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팀의 4번타자와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모두 필요했다. '선수' 이호준은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김경문 감독과 베테랑 선수 이호준의 만남은 NC에게 큰 호재가 됐다. NC는 2013 시즌 9개 구단 중 7위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준 뒤 이듬해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6 시즌에는 통합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이호준 감독은 NC 유니폼을 입고 2013 시즌 20홈런 87타점, 2014 시즌 23홈런 78타점, 2015 시즌 24홈런 110타점, 2016 시즌 21홈런 87타점 등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쳤다. 다이노스 팬들에게 이호준과 아버지를 합쳐 '호부지'라는 멋진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호준 감독이 2017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일본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나면서 김경문 감독과 동행에는 잠시 마침표가 찍혔다. 공교롭게도 이호준 감독이 NC를 떠나 있던 2018 시즌 김경문 감독이 성적 부진 여파로 경질되면서 두 사람이 지도자로서도 같은 팀 유니폼을 입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호준 감독은 2019 시즌 NC 1군 타격코치로 복귀, 이듬해 팀의 역사적인 첫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2~2024 시즌 LG 트윈스 타격코치, 퀄리티컨트롤(QC) 코치, 수석코치를 거쳐 올해 NC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호준 감독은 이제 사령탑 대 사령탑으로서 김경문 감독을 처음으로 맞이한다. 김경문 감독이 지난해 5월 한화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KBO리그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LG 코치로서 현장에서 마주치기는 했지만 감독의 입장에서 옛 스승과 그라운드에서 조우하는 건 아무래도 기분이 묘할 수밖에 없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해 11월 NC 구단 제4대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한 뒤 김경문 감독과 직접 대면한 건 아주 잠시였다. 감독자 모임 때 짧게 인사를 나눈 게 전부였다.

이호준 감독은 "일단 스승과 제자의 경기인데 뭔가 더 김경문 감독님께 예의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김경문 감독님이 NC에 계실 때 베테랑 선수로서 많은 공부도 하고 (지도자) 수업도 받았다. 뭔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은 솔직하게 든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데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래도 한화와 매너 있는 그런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크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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