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용규 복귀해야죠.”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용규(40)는 2024-2025 FA 시장에도 나가지 않았다. 2023-2024 FA 시장에 이어 2년 연속 FA 자격이 있으나 신청하지 않았다. 2024시즌에는 유독 부상이 잦았다. 시즌 초반에 잔부상으로 재활했고, 8월7일 고척 SSG 랜더스전서 드류 앤더슨의 커브에 오른발이 골절되며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60경기서 183타수 56안타 타율 0.306 1홈런 12타점 27득점 2도루 OPS 0.801 득점권타율 0.182.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16년 타율 0.352에 이어 8년만에 3할에 복귀했다. 그러나 규정타석 3할도 아니었고, 출전경기 수가 적다 보니 전체적인 성적 볼륨은 떨어졌다.
사실 2021시즌 입단 후 지속적으로 성적은 하락세다.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용규는 FA도 신청하지 않고, 구단은 그런 이용규를 계속 품는다. 심지어 10일 발표된 연봉계약표에 따르면 이용규의 연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똑같이 2억원이다.
2억원은, FA 및 비FA 계약자를 제외한 단년계약 대상자들 중 송성문(3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 팀의 페이롤이 워낙 낮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용규가 연봉 NO.2인 건 이유가 있다. 키움은 최근 수년간 이용규의 워크에식을 높게 평가해왔다.
이용규는 주장이 아니어서 후배들 앞에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늘 선수들 뒤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한다. 새파란 후배들과 살을 부대끼며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똑같이 훈련을 소화한다. 그리고 후배들이 다가오면 툭툭 한마디씩 던진다.
그동안 실질적 리더였던 김혜성이나 송성문은 선수단 앞에서 활기찬 분위기를 이끌었다면, 이용규는 조용하지만 든든한 기둥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그래서 이용규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더라도 어지간해선 1군에 두려는 경향이 있다. 단, 지난 2년간 젊은선수들을 더 활용하는 기조 속에 82일, 119일간 1군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1군에 있을 땐 확실히 덕아웃에 무게감이 실렸다.
키움은 젊은 팀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지난 1~2년간 베테랑을 꾸준히 모았다. 성적이 탁월하지 않더라도 워크에식 좋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좋은 선-후배로 인정받는 선수라면 비FA 다년계약까지 안겼다. 액수가 수십억원은 아니어도 팀에 더욱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약을 안겼다. 몇몇 베테랑 비FA 다년계약자가 부진해 팬들에게 욕도 먹었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면일 뿐이다.
이용규는 고형욱 단장의 말대로 부상을 털고 돌아온다. 그러나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솔직히 40세에 전성기처럼 대단한 성적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김혜성마저 떠났지만, 이 팀은 젊은 선수들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끌고 가야 한다.
그런데 그 속에서 이용규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역할도 무조건 있다. 키움은 그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 선수가 왜 2억원을 받는지, 2025시즌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