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 어린 친구한테 뭘 바라지.”
이종범이 바라본 제2의 이종범은 어떤 모습일까. 티빙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퍼펙트리그 2024를 방영 중이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여러 야구인을 만나 야구 토크를 한다. 직접 이종범을 향해 김도영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쇼츠가 꽤 눈에 띈다.
이 자리에서 이종범 KT 위즈 코치는 김도영을 두고 “나 놀랐어. 왜냐하면 지금 한국 나이 스물 하나인데(2024년 기준), 1~2년차 때는 뭔가 얘기거리가 너무 많았어. 뭐 수비를 못하고 방망이를 못하고. 그런데 난 급하게 안 봤거든”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종범 코치는 “왜냐하면 내가 그 시절에 해봤잖아. 대학교 1학년 때, 스물 하나, 스물 둘, 스물 셋. 아주 조금만 더 기다려도 충분한데 뭘 저렇게 바라지? 그런데 내가 느낀 게 뭔 줄 알아? 일단 기본기, 러닝이 되더라고. 어깨도 좋고. 올해 그 포텐이 다 터져버린거야. 깜짝 놀랐어”라고 했다.
대다수 사람이 김도영을 바라보며 운동능력이 미쳤다고 얘기한다. 실제 폭발적인 스피드와 탄력, 파워를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 이종범 코치는 김도영의 기본기에 주목했다. 기본기가 탄탄하면 결국 실력은 쭉쭉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기본기가 떨어지는 선수가 운동능력만을 앞세우면 한계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KIA도 그런 김도영을 차분하게 밀어줬다. 2022년 신인 시절 백업으로 한 시즌을 뛰었고, 2023시즌엔 시작부터 끝까지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때부터 이미 제대로 뛸 땐 남달랐다. 결국 2024시즌, 만 21세에 KBO리그를 평정했다.
4월 최초 10-10, 세 번만 나온 전반기 20-20,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3-30-30-100-100,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 정규시즌 MVP까지. 2024년 KIA와 KBO리그의 아이콘이었다. 김도영이라도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다시 하는 게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 김도영은 차분하게 광주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2025시즌에 대비한다. 정말 이종범 코치의 평가대로 데뷔와 함께 주목을 받으며 성장통도 겪고 시행착오도 겪으며 정상에 섰다. 이제 정상에 선 김도영이 정상을 어떻게 지킬지 지켜봐야 한다. 여전히 22세다.
정규시즌 MVP 2연패 등 김도영이 정복할 수 있는, 넘을 수 있는 산들이 남아있다. 작년 11월 프리미어12 맹활약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좀 더 선명하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김혜성(LA 다저스)이 떠난 시점에서, 다음타자는 2028-2029 오프시즌에 포스팅 자격을 얻는 김도영과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이란 시선이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