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2군 사령탑 된 '롯전드' 박정태…'조카' 추신수 영향 있었나? "공정한 평가, 음주 사건 이후 생활 주목"

입력
2025.01.01 08:13


롯데 자이언츠 감독 시절의 박정태 감독./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해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SSG 랜더스는 31일 "박정태 前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2025시즌 퓨처스 코칭스태프 개편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정태 감독은 지난 199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통해 프로 생활을 시작, 122경기에 출전해 14홈런 75타점 타율 0.285 OPS 0.810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듬해 124경기에서 149안타 14홈런 79타점 91득점 타율 0.335 OPS 0.963로 펄펄 날아올랐고, 롯데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남다른 승부근성과 투혼으로 '악바리'와 '탱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박정태 감독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롯데의 유니폼만 입었고, 통산 13시즌 동안 1167경기에 출전해 1141안타 85홈런 639타점 531득점 타율 0.296 OPS 0.806를 기록, 2004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박정태 감독은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5년부터 2년 동안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싱글A 팀에서 타격코치를 역임했고, 2007년에는 '친정' 롯데로 돌아와 2012년에는 1군 타격코치까지 맡았다. 그러나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타격코치를 끝으로 현장에서 박정태 감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급기야 2019년에는 음주운전 및 버스 운전 방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현장으로 복귀는 더욱 요원해졌다.

그런데 31일 깜짝 발표가 이뤄졌다. 박정태 감독이 SSG 2군 지휘봉을 잡게된 것이다. 선수와 코치로서 커리어도 롯데에서만 보냈던 만큼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인사였다.



박정태 감독./마이데일리




박정태 감독./마이데일리




이에 SSG는 "구단 육성 방향성에 부합하는 지도자상을 수립하고 기본기, 근성, 승부욕 등 프로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리더, 기술, 심리, 멘탈, 체력, 교육 등 선수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력, 선수별 특성에 맞게 육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최우선 선임기준으로 세웠다"며 "이를 바탕으로 후보군을 리스트업 했고 경력 검토 및 평판 체크 후 심층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박정태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박정태 감독을 선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1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현장을 떠나 있었던 박정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긴 것을 설명하기는 어려웠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와의 관계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박정태 감독과 추신수는 외삼촌과 조카의 관계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 추신수는 내년부터는 SSG 구단주 보좌역(겸 육성총괄)을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박정태 감독 선임에 추신수가 관여했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SSG가 입장을 밝혔다.

이숭용 감독의 요청에 따라 1군의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2군 사령탑이었던 손시헌 감독을 1군 코치로 불러올렸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2군 감독이 공석이 됐다. 이에 SSG는 여러 후보군들을 추려 2군 감독 선임 절차를 밟았다. 특히 선임 직전까지 갔던 후보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들로 인해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다시 2군 감독 선임 과정을 밟은 결과 박정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기기로 결정했다.

SSG는 "대표이사님과 단장님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2군 감독 인선작업을 진행했다. 추신수 보좌역이 구단주 보좌역과 육성총괄 선임 대상자였기 때문에 시기상 2군 감독 인선 작업에 관여를 할 수 없던 상황과 시간이다. 추신수의 삼촌이라는 이유로 조심스러웠으나, 오해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명확한 선임기준과 절차 그리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선임했다"며 "박정태 감독은 예전부터 항상 2군 감독 후보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감독 시절의 박정태 감독./마이데일리




2019년 음주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SSG는 "당시 박정태 감독은 사건에 대해 잘못을 온전히 인정했다. 또한 변호사도 국선 변화사를 선임하며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드린다는 태도를 보였다. 재판 과정에서 당시 신고자였던 버스 기사도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줬다. 또한 해당 사건 이후 버스 기사와는 오해를 풀고 형·동생 하는 사이로 꾸준히 지내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SSG는 2019년 사건이 일어난 이후의 생활도 주목했다는 것이 SSG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정태 감독이 오랜 기간 프로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꿈나무 육성에 힘을 쏟았던 점과 많은 공익 활동을 해왔던 것을 고려했고, 박정태 감독이 최근 2년 동안 SSG 2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는데, 당시 박정태 감독의 교육을 들은 선수들의 평가까지 모두 들어본 끝에 감독 선임을 최종 결정하게 됐다.

끝으로 SSG는 "롯데 2군 감독 및 코치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내며 지도자의 역량을 보여줬다. 2011년 2군 감독 당시 남부리그 1위라는 성적을 기록했으며, 2012년 1군 타격코치 시절에는 팀 타율 2위를 달성했다"며 "아마추어 야구에도 큰 관심을 가지며 육성과 성장에 대한 견해가 뛰어난 박정태 감독이 성장해야 하는 2군 선수들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과연 박정태 감독이 12년 여만에 돌아온 프로 무대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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