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2023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포수 박세혁(34)을 영입했다. 그에 앞선 4년간(2019~2022년) 안방을 지킨 양의지(37)가 FA 자격을 얻어 친정 두산 베어스로 돌아간 터라 어떻게든 그 공백을 메워야 했다. 두산에서 4년간 주전 포수로 인정받은 박세혁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였다.
그러나 최근 2년간 NC 안방의 무게중심은 김형준(25)에게로 쏠렸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2023년 8월부터 1군 경기에 나서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의 활약 덕분에 와일드카드 결정전(1경기)과 준플레이오프(준PO·3경기), PO(5경기) 등 가을야구 9경기에선 김형준이 줄곧 안방을 지켰다.
올해도 김형준의 비중이 더 컸다.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5(354타수 69안타), 17홈런, 50타점, 출루율 0.285를 기록했다. 박세혁은 82경기에서 타율 0.264(148타수 39안타), 1홈런, 10타점, 출루율 0.337을 마크했다. 포수 수비이닝에선 김형준이 870.1이닝을 소화한 반면 박세혁은 357.1이닝에 그쳤다. 타격의 정확도에선 박세혁이 앞섰지만, 강한 어깨와 장타력이 무기인 김형준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최근 2년간 김형준의 출전 빈도가 높았지만, 이호준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2025년에는 다시 원점에서 경쟁해야 한다. 각자의 강점이 다르다. 김형준은 장타력과 강견, 박세혁은 타격의 정확도와 블로킹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투수들과 호흡, 상대 타자의 허를 찌르는 리드 등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주전 포수를 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는 확실한 주전 포수를 배치하고 시즌을 시작한다. 그러나한 명의 포수로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백업 포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양의지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전했던 두산이김기연을 백업포수로 내세워 힘든 시기를 잘 버틴 게 단적인 예다.
NC로서도 그만큼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선발투수에 맞춰 전담포수를 지정해 체력을 안배해줄 수도 있고,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공격에 초점을 맞춰 포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포수진 운영 방안을 명확하게 결정할 방침이다. 김형준과 박세혁 모두 주전급으로 손색이 없기에 건전한 경쟁을 통한 시너지를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