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5일, 미국 진출 무산 위기' 김혜성, 갈 수 있는 팀은 있다, 그런데...

입력
2024.12.30 11:45
수정
2024.12.30 12:30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2루수부문 수비상 키움 김혜성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1.26/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갈 수 있는 팀은 있다. 그런데 왜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 것일까.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호기롭게 빅리그 구단 입단을 위한 포스팅 신청을 한 게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한달 간의 협상 기간이 주어졌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후 김혜성의 새 팀이 확정될 것으로 보였다. KBO리그에서 보여준 경쟁력이 훌륭했고, 올시즌 내내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혜성을 보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2루수가 없는 팀들이 경합을 벌여 김혜성을 데려갈 걸로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포스팅 마감은 1월4일 오전 7시. 아직 계약 소식이 없다. 김혜성은 이미 지난 23일 귀국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봉사활동 시간 미이수로 군인 신분이기에 외국 체류 기간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들어왔지만 이 때부터 '빅리그 진출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계약 가능성이 있었다면 현지에서 체류 연장 신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말이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사무는 올스톱된 상황. 일분일초를 다퉈야 하는 대어급 계약이 아닌 이상 해가 바뀌어야 구단 시스템이 가동된다. 김혜성에게 남은 시간이 정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키움 김혜성이 미소짓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1.26/


정말 실질적 제안이 없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김혜성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에이전트인 CAA 스포츠는 계속해서 구단들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인 제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조용한 것일까. 결국 예상과는 다른 대우 문제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당초 김혜성은 연평균 800만달러, 총액 2000만달러가 넘는 계약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는 현지에서 포스팅 초반의 '장밋빛' 전망일 뿐 현실은 냉정했다. 관심을 표명하는 구단들은 분명 있지만 계약 기간과 받을 수 있는 총액이 생각보다 낮으니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우석(마이애미)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LG 트윈스 마무리로 뛰던 고우석 역시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한 달이 다 돼가도록 계약 소식이 없다, 마감 직전 샌디에이고가 손을 내밀어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당시 2년 총액 450만달러 보장, 3년 최대 940만달러 조건이었다. 940만달러도, 팀 마무리급으로 활약해야 받을 수 있는 어려운 옵션이 포함된 것이었다. 고우석 역시 진출 전에는 3년 2000만달러대 계약이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영입 경쟁은 없었고 사실상 '보험용'으로 영입 제의를 건넨 샌디에이고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고우석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자 못한 채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결국 시즌 중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다.

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KIA전. 5회 종료 후 클리닝 타임에 만난 김혜성이 김도영을 격려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6/


문제는 빅리그 유니폼을 입는 것도 좋지만 계약 규모가 작고 마이너리그 거부권 등이 없으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고우석이 이같은 현실을 보여줬다.

흐름으로 볼 때 김혜성 역시 포스팅 마감 직전까지 고민하다 최선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예상보다 좋은 대우가 아니어도 키움이 김혜성의 빅리그 진출을 허락하느냐는 것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포스팅 신청 즈음 "우리는 선수의 꿈을 무조건 지지한다"고 했다. 보상금 액수와 상관 없이 선수가 원하면 보내준다는 것이었다. 키움은 지금도 그 스탠스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김혜성 역시 미국 진출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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