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6개월'은 분명 희소식인데…예상치 못한 '슈퍼루키' 전미르의 토미존 수술, 김태형 '계획'도 꼬였다

입력
2024.12.28 07:19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선발 쪽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전미르는 미국 괌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도류'를 통해 경북고를 최정상에 올려놓았던 특급재능 때문이었다. 특히 마무리캠프 때까지만 하더라도 투·타에서 모두 훈련을 이어갔던 터라 전미르가 프로 무대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맡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롯데는 전미르를 먼저 투수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전미르가 스프링캠프 훈련 첫날부터 불펜에 들어서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힘차게 공을 뿌리는 전미르의 모습을 본 김태형 감독은 "힘 좋네 전미르"라고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어 사령탑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마운드에서의 모습이 싸움닭 같다. 투수 쪽에서 쓰임새는 분명히 있다. 무엇을 맡겨도 잘할 것 같다. 던지는 스타일도 좋고, 템포도 빠르면서 공격적이다. 마운드에서 모습이 굉장히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명장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전미르는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⅓이닝 동안 4실점(4자책)을 기록했지만, 이전에 매우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덕분에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3월 4경기를 모두 실점 없이 막아낸 것을 물론 3⅔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화려한 스타트를 끊더니,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시즌 시작부터 무너진 롯데 불펜에서 가뭄의 단비였다.

전미르는 4월 13경기에서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하며 조금씩 필승조로 자리를 잡아나갔고, 5월에도 기복은 있었으나 13경기에서 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며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았다. 그런데 시즌 초반 불펜의 붕괴로 인한 부담이 전미르에게 많이 향한 탓일까, 6월의 전미르는 이전과 달랐다. 7경기에서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14.40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롯데는 전미르에게 휴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단순 휴식으로 인한 2군행으로 보였던 전미르가 병원 검진을 받았고, 팔꿈치에 피로도가 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미르는 팔꿈치에 주사 치료를 받는 등 재활과 휴식에 전념했다. 롯데도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전미르가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았고, 전미르는 8월 초에서야 공을 잡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꿈치의 불편함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전미르는 6월 15일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1군은 물론 2군 마운드에도 서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됐고, 지난 26일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받았다. 일명 '토미존'으로 불리는 수술. 토미존은 보통 마운드 복귀까지 1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롯데는 전미르의 재활 기간을 6개월 정도로 내다보는 중이다. 그 이유는 팔꿈치 인대 상태가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이를 정도로 나쁘지 않은 까닭이다.

롯데 관계자는 27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의사의 소견상 심각한 것은 아니었으나, 팔꿈치 인대에 약간의 손상이 있었다. '재활로 충분하다'고 했지만, 전미르 본인이 불편함을 느껴서 수술을 받게 됐다"며 "팔꿈치 상태가 심각했던 것은 아니기에 재활 기간은 6개월이다. 회복이 빠를 경우엔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로 복귀까지 6개월이 전망되고 있다는 점은 희소식. 그러나 확실한 것은 롯데의 플랜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다. 김태형은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던 9월 취재진으로부터 전미르의 보직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당시 "전미르도 완쾌가 되고 하면 조금씩 준비를 해서 선발 쪽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올해 안에는 당장 미르가 선발을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미르가 (롯데에) 올 때부터 (선발에 대한) 구상은 했다"고 밝혔다.

다만 못을 박은 것은 아니었다. 당시엔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있던 김원중의 거취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김원중이 롯데와 동행을 약속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전미르도 선발 수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였지만, 토미존 수술로 인해 이 계획은 일단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올해 최준용과 최이준, 유강남 등 수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게 되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냈던 롯데가 오프시즌에도 부상의 악령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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