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린 마무리가 둘이다”···양손에 세이브왕 쥔 이범호 감독, KIA의 9회는 누구에게?[스경x이슈]

입력
2024.12.24 15:55


KIA가 세이브왕 출신의 마무리 둘을 양손에 쥐고 2025년 시즌에 나선다. 누구를 뒷문으로 둘지 고민하기보다는 중간에 마무리를 한 명 더 둔다는 구상으로 확실한 불펜 파워를 준비하고 있다.

KIA는 지난 19일 키움과 트레이드를 통해 조상우(30)를 영입했다. 리그에서 최강으로 손꼽히는 구위를 가진 조상우는 2020년 33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1위에 올랐던 마무리 출신이다. 국가대표에서도 마무리로 활약했다. 어느 팀이든 탐내는 투수이자, 간다면 어느 팀에서든 당장 마무리로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이미 KIA에는 마무리 정해영(23)이 있다. 정해영은 올해 31세이브를 거둔 ‘현역 세이브왕’이다. 마무리를 처음 맡은 2021년 34세이브를 시작으로 2022년 32세이브, 2023년 23세이브에 이어 올해까지 마무리 4시즌 만에 120세이브를 돌파했다. 리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을 세우며 타이거즈 마무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현재 리그 최고 성적의 마무리를 보유한 KIA가 최고의 마무리감인 조상우까지 영입했다. 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내년 KIA의 불펜 구조 변화가 통합 2연패에 도전하는 KIA 전력의 핵심이다.

KIA는 아직 고민 중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틀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KIA 감독은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마무리가 둘이라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6회나 7회에 1차 마무리(조상우)를 올리고, 9회에는 원래 우리 마무리(정해영)을 투입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KIA는 올해 우승 팀이다. 전력에서 딱 한 공간, 중간계투의 장현식만 빠져나갔다. 그 자리를 더 강력한 투수 조상우로 채워 ‘마무리급 중간 투수’를 보유하게 되면서 전력 ‘보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마무리가 필요해 조상우를 영입한 상황이 아닌 만큼, 마무리 정해영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간에 조상우라는 거함을 세워 상대 타선을 확실히 차단하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조상우는 마무리 출신이지만 중간계투로도 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도 키움에서 전반기에는 중간계투로 나갔고 9홀드를 기록했다. 불펜으로서 모든 이닝, 어떤 시점에서든 다양하게 투입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존 필승계투조 전상현과 좌완 곽도규, 최지민을 그대로 보유한 채 조상우를 얻은 KIA는 경기 중간 확실한 승부처 혹은 최대 위기 상황에 조상우를 투입해 ‘1차 마무리’로 기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이 교체된 뒤 6회나 7회에 핵심 타선을 상대해야 할 경우 조상우가 나서 차단하면 기존 필승조 투수들이 짧게 막고 9회에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무엇보다 KIA는 올해 우승 팀이다. 탄탄한 불펜은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2년 간 리그 최상 수준의 성적을 거뒀고 체계도 갖춰져 있는 불펜의 틀을 크게 바꿀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무리는 불펜의 핵심이다. 과거 보여준 구위만으로는 조상우가 더 강해보일 수 있지만, 정해영이 마무리로서 자리잡고 꾸준히 성장해 리그 세이브왕까지 올라 있는 이상 조상우를 중간에 보태 더 강력한 허리를 다지는 것이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 잘 한 데 있어서 그 틀은 최대한 지켜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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