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 그러면 안 된다. 폼 하나로 꾸준히 가면 좋겠다.”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은 오프시즌이 되자 야구인들의 유튜브에 잇따라 출연해 입담을 뽐낸다. 거의 공통으로 받는 질문이 한화 후배 투수들 얘기다. 그럴 때마다 류현진은 문동주(21)와 김서현(20)을 빼놓지 않고 거론한다.
문동주는 올해 고전했다. 어느덧 3년차 시즌을 보냈지만, 21경기서 7승7패 평균자책점 5.17이었다. 23경기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2년차 시즌보다 주춤했다. 기본적으로 잔부상으로 또 고전한 시즌이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구종 가치에 대한 고민을 안은 시즌이었다. 포심은 빠르지만 컨디션에 따라 타자들에게 비교적 깨끗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있고, 커브 외의 변화구가 딱히 까다롭지는 않다는 평가다. 류현진은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티빙 퍼펙트리그24에 출연, 문동주의 포심과 변화구 투구 폼이 다른 걸 다른 구단 선수들도 다 안다고 지적했다.
실제 티빙이 제공한 영상에서 문동주의 포심과 변화구 구사시 팔 스윙 각도, 상체의 높낮이가 확연히 달랐다. 류현진은 “동주는 변화구와 직구의 팔 스윙 차이가 좀 있다. 다른 팀 선수들도 동주에게 얘기해준다. 팔 스윙에서 티 난다고. 다른 팀 선수들이 알려줄 정도면, 그건 고쳐야 한다”라고 했다.
투구 매커닉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또한 말처럼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류현진은 비슷하게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류현진이 롱런한 이유 중 하나가 포심과 주무기 체인지업의 폼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여전히 타석에서 구분이 불가능하다.
김서현은 폼을 자주 바꿔 문제라는 게 류현진의 생각이다. 2년차 김서현은 올해 37경기서 1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필승계투조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고, 국가대표팀에도 다녀온 건 폼을 일정하게 가다듬은 효과도 있었다.
김서현은 스리쿼터다. 데뷔할 때만 해도 두 개의 폼으로 던지자 코칭스태프로부터 폼을 통일할 것을 주문받기도 했다. 시즌 도중 팔 높이를 교정하다 슬럼프에 빠지자 김경문 감독 부임 후 본래의 폼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어쨌든 올 시즌 자신의 폼, 자신만의 것을 찾은 듯하다. 성적보다 그게 수확이다.
류현진은 “서현이가 시즌 중반 2군에 잠깐 내려가기 전에 굉장히 힘들어했다. 정말 생각이 많은 아이더라. 며칠 동안 어떤 폼으로 좋았다. 그러다가 폼을 바꾼다. ‘왜 그래?’ 그러니 ‘선배님 갑자기 이 자세로 하니까 몸의 균형이 안 맞습니다’ 그러더라”고 했다.
그러자 류현진은 김서현에게 안타까운 나머지 한 마디를 했다고. “정말 너 그러면 안 된다. 한 폼으로 좀 꾸준히 갔으면 좋겠다. 그런 걸 많이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김서현도 앞으로 1~2년 정도 불펜에서 좀 더 꾸준해야 확실한 자신의 애버리지를 찾을 수 있다.
류현진은 문동주와 김서현이 한화의 최고를 넘어 KBO리그 최고 선발, 불펜 투수가 될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류현진도 물론 앞으로 7년간 한화 마운드를 더 지킨다. 그러나 문동주와 김서현 같은 젊은 투수들의 기량이 좀 더 올라와서 안정감을 보여줄 때 한화도 만년 하위권을 벗어날 전망이다. 류현진이란 기둥, 우산이 있을 때 투수들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