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해 내내 외국인 교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 베어스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두산은 19일 "외국인 투수 잭 로그(28, Zach Logue)와 총액 80만(계약금 10만·연봉 7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1월 영입한 토마스 해치(30)는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두산은 지난달 15일 콜 어빈 영입에 이어 19일 토마스 해치까지 영입하면서 일찌감치 내년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마쳤었다. 두 선수에게 신규 외국인 계약 한도 금액 100만 달러씩을 '옵션 없이' 안겨줬다.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두산의 안정적인 외국인 투수 확보가 얼마나 절실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23년 KBO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재계약한 라울 알칸타라는 올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76이라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며 7월에 웨이버 공시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은 6월까지 14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12로 호투했지만, 어깨 부상 이후 시즌 막판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투수들도 부진했다. 브랜든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시라카와 케이쇼는 한 차례 계약 연장에 성공했지만,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알칸타라 대신 데려온 조던 발라조빅은 12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낙제점에 가까웠다. 두산 외국인 투수가 올린 승수는 13승으로 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만약 외국인 투수들이 공백없이 제 몫을 해줬다면 올해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토종 1선발 곽빈의 활약까지 힘입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었던 두산이다. 와일드카드전에서 맞붙었던 KT 위즈처럼 확실한 외인 원투펀치가 있었다면 '사상 첫 와일드카드전 업셋'이라는 수모를 피할 수도 있었다.
더 이상 외국인 교체로 손해 보지 않으려는 두산의 강력한 의지가 이번에 또다시 드러났다. 해치 대신에 새로 영입한 로그는 신장 183㎝·체중 84㎏의 신체 조건을 지녔으며, 2017년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9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2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한 로그는 빅리그 3시즌 통산 19경기(10경기 선발)에 등판해 70이닝을 소화하며 3승 8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트리플A에서는 올해 24경기(13경기 선발)에 나가 93.2이닝 동안 75피안타 평균자책점 2.69를 올렸다. 트리플A 통산 성적은 87경기(68경기 선발) 355.1이닝 21승 25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07이다.
두산 관계자는 "로그는 최고 구속 147㎞/h의 패스트볼 싱커, 체인지업, 커터에 스위퍼를 구사한다. KBO 리그에 흔치 않은 좌완 스위퍼가 주무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로그는 3년 동안 꾸준히 관찰했던 선수로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숨김 동작(디셉션)이 좋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약 총액은 낮아졌지만, 두산은 외국인 투수가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뒀다. 다음 시즌엔 외국인 고민에서 벗어나고 싶은 두산의 과감한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뉴시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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