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 미래’ 황준서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결국 체력 저하·구위 한계
엄상백 가세·부상자 복귀로
내년엔 구멍 메울 일 없어
‘성장의 시간’ 주어질 듯
한화의 촉망받는 왼손 투수 황준서(19)는 올해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3월31일 대전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안타(1홈런) 2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팀의 14-3 완승을 이끌었다. 한화 선수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데뷔전 선발승을 따낸 고졸 신인이다.
황준서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5선발 경쟁을 치렀다. 개막 엔트리에 들진 못했지만, 대체 선발 1순위로 평가됐다. 김민우가 담 증세로 이탈하며 1군의 부름을 받았고, 황준서는 배짱 있게 기회를 잡았다.
황준서는 김민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체력 저하와 함께 점점 구속이 떨어졌고, 주 무기 포크볼도 무뎌졌다. 6월까지 선발로 뛴 황준서는 이후 불펜으로 옮겨가 중간 투수로 쓰였다. 올시즌 36경기(11선발) 2승8패 1홀드 평균자책 5.38의 성적을 거뒀다.
황준서는 올해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2이닝을 던졌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문동주(28.2이닝), 2023년 전체 1순위 김서현(22.1이닝)보다 루키 시즌에 더 긴 이닝을 소화했다. 프로 1년 차부터 다양한 경험을 한 건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팀 사정상 예정보다 빠르게 1군에서 활용된 면도 있다.
한화는 전반기 김민우뿐 아니라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등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황준서와 조동욱 등 고졸 신인들이 갑작스럽게 생긴 구멍을 메웠다. 황준서는 유일한 좌완 승리조 김범수가 부진하며 불펜 투수로도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선발로도 불펜으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5년 황준서에겐 ‘성장의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엄상백을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김민우와 ‘전천후’ 이태양 등 부상자들도 다음 시즌 복귀할 예정이다. 올해보단 마운드 뎁스가 탄탄해질 가능성이 크다. 젊은 투수들도 더 준비된 상태로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된다.
데뷔 시즌을 치른 황준서는 힘과 체력을 더 길러야 한다는 숙제를 받았다. 올겨울부터 자신의 약점을 차근차근 보완할 계획이다. 양상문 한화 투수 코치는 “기본적으로 힘이 더 붙어야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더 멀리 보고 팀의 주축 선수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어린 선수에게 큰 부담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