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35)과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윌커슨이 가진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새 외인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컸다.
롯데는 13일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8)과 보장 금액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포함 총액 95만 달러에 계약했다"며 "찰리 반즈(29)와는 인센티브 15만 달러를 포함해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앞서 2024시즌 역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202개) 신기록을 세운 빅터 레이예스(30)와 총액 12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12월 초까지 외국인 투수 계약 소식은 없었다.
올해 롯데의 외국인 원투 펀치는 윌커슨과 반즈였다. 두 선수 모두 좋은 결과를 냈다.
윌커슨은 32경기 196⅔이닝 12승8패 ERA 3.84로 준수한 활약을 했고, 반즈는 왼 허벅지 안쪽 근육(내전근) 미세 손상에도 25경기 150⅔이닝 9승6패 ERA 3.35를 찍어 재계약이 유력했다.
그러나 발표가 늦어지자, 결별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롯데 관계자는 "재계약이 우선 방침이지만, 다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물색 중"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롯데의 최종 판단은 반즈와 동행, 윌커슨과 결별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MLB) 복귀설이 돌던 반즈는 네 시즌 동안 연속 유니폼을 입으며 장수 외인으로 남게 됐다.
반면 긴 머리에 준수한 기량으로 '사직 예수'라는 별명까지 있던 윌커슨은 롯데와 1년 반의 짧은 인연을 마무리했다.
롯데에서 보여준 윌커슨의 모습은 나쁘지 않았으나, 30대 후반으로 가는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구단은 윌커슨과 데이비슨을 두고 비교했을 때 데이비슨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롯데 관계자는 "윌커슨은 우리 구단에 정말 헌신해 준 선수다. 처음엔 당연히 재계약을 고려했다"며 "나이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데이비슨이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판단해 아쉬움을 무릅쓰고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출신의 데이비슨은 빅리그 경력이 많진 않지만, 주로 트리플A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선수"라며 "키 188㎝, 체중 97㎏의 건장한 좌완 투수로 투구 타점이 높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에서 반즈의 추천을 받지는 않았다. 구단 스카우트팀의 결정"이라며 "데이비슨이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던져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