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룡들의 특별한 ‘로열티’가 타오른다.
치열한 물밑 작업, 통 큰 돈잔치가 물들이고 있는 2024년의 스토브리그. ‘공룡군단’ NC는 그 틈바구니에서 다소 조용했다. 개장을 알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외부 영입에 눈을 감고 묵묵하게 ‘집토끼 단속’에 초점을 맞췄다. 또다른 핵심 파트, 외인 구성에서도 재계약 기조를 확실하게 드러낸 선수들과의 협상에만 집중했다. 시장 안팎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조금씩 늦춰진 NC의 행보는 분명 잠잠한 게 사실이었다.
28일을 기점으로 무거웠던 엉덩이를 뗐다. FA 시장의 쏠쏠한 좌완이었던 임정호와 3년 최대 12억원(계약금 3억원·총액 6억원·옵션3억원)에 사인을 마쳤다.
|
같은 날 ‘KBO 홈런왕’ 맷 데이비슨과도 재계약에 성공했고, 이를 29일 발표했다. 1+1년, 총액 320만달러가 쓰여진 계약서였다. 2025시즌은 총액 150만달러(보장 120만달러·옵션 30만달러), 구단이 가진 계약 연장에 대한 팁 옵션을 발동시키면 2026시즌 총액 170만달러(보장 130만달러·옵션 40만달러)의 계약이 이어지는 형태다.
NC 구단이 쌍수를 들고 반길 소식의 연속이다. 게다가 계약 과정에 숨어있던 선수들의 특별한 ‘NC 사랑’도 드러나면서 팬들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번 데이비슨과의 계약 과정을 지켜본 한 야구계 관계자는 “데이비슨이 일본프로야구(NPB) 소속 한 팀으로부터 명확한 오퍼가 있었다. 1년짜리 계약으로, 그 규모는 NC와 맺은 계약과 비슷하거나 더 큰 것으로 들었다”며 “하지만 데이비슨이 금액보다는 NC를 향한 애정에 초점을 맞췄다. NC와의 계약이 다년계약이라고는 해도 금액만 봤으면 일본을 택하는 게 맞았지만, 지난 1년간 쌓은 구단-팬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팀 옵션이 가미된 1+1년 계약기간에 대해서도 “데이비슨이 일반적인 다년 계약이 KBO 외인 제도상 쉽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팀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안정감을 챙기면서도 팀을 배려한 계약”이라고 귀띔했다.
|
데이비슨만이 아니다. 앞서 FA 계약을 체결한 임정호도 더 나은 오퍼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야구계 관계자는 “임정호를 향해 타 구단에서 NC보다 더 좋은 내용의 계약을 제시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임정호가 친정팀을 향한 애정으로 NC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임정호는 201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30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NC의 KBO리그 합류부터 지금까지 오직 ‘공룡’으로만 살아온 원클럽맨이다. 구단 역대 홀드 1위(92개) 기록도 가지고 있고, 최다 경기 2위(479경기)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이번 계약과 함께 ‘종신 NC’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이에 대해 NC 관계자는 “선수들이 타 구단, 타 리그로부터 어떤 오퍼를 받았는지 상세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좋은 협상 끝에 선수들이 구단을 택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웃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