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고향팀 유니폼 입은 롯데 3인방 “새 야구인생 이제 시작”

입력
2024.11.25 12:49
수정
2024.11.25 12:49


최근 두산은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인왕 출신 정철원(25)과 내야 멀티자원 전민재(25)를 롯데에 내주고 외야수 김민석(20)과 추재현(25), 우완 불펜 최우인(22)을 데려왔다. 롯데 3인방이 두산에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세 사람이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건 일본 미야자키였다. 마무리 캠프 훈련 중 소식을 들었다. 이제 겨우 프로 2년 차인 김민석은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한참을 멍하니 로비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앞서 2020년 키움에서 롯데로 이적하며, 이미 1차례 트레이드 경험이 있는 추재현도 충격이 작지 않았다. 추재현은 “훈련 마치고 밥 먹는 중에 부르셔서 트레이드됐다고 진지하게 말씀하셨는데, 사실 직감적으로 뭔가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육군 21사단 백두산부대에서 군 복무하고 지난해 제대한 최우인은 “두산으로 간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솔직히 안 믿겼다”고 말했다.

그래도 두산이 영 낯설지는 않다. 공교롭게도 셋 모두 서울 출신이다. 김민석이 휘문고, 추재현이 신일고를 나왔다. 최우인은 서울고 출신이다. 어린 시절 처음 본 야구도 두산의 잠실 경기였다. 추재현은 중학생 시절인 2015, 2016년 무렵 두산을 보면서 선수로 꿈을 키웠다. ‘왕조 두산’이 전성기를 달리던 때다. 김민석은 처음 유니폼에 마킹한 이름이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다. 어린 시절 우상이 이제는 팀 선배가 됐다. 같은 포지션 롤모델이기도 하다. 김민석은 “어떤 경로로 가야 가장 안정적으로 포구할 수 있는지, 어떻게 던져야 최대한 강하고 빠르게 송구할 수 있는지 정수빈 선배님한테 여쭙고 싶은게 많다”고 했다.

트레이드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최우인은 “마무리 캠프 기간 일정한 포인트에서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다. 기복을 줄이는 게 내년 목표”라고 했다. 최우인은 150㎞ 이상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최우인까지 1군 불펜진에 안착한다면, 그러잖아도 젊고 강한 두산 불펜은 더 강해진다. 추재현은 “두산에서 새로 시작한다고 생각하겠다. 두산이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고 했다. 롯데에서 추재현은 등 번호 36번을 달았다. 이승엽 감독이 현역 시절 달았던 번호다.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서 더 달고 싶은 번호이기도 하다. 추재현은 “두산에서 저를 좋게 봐주셨고, 필요로 해서 불러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저만의 장점을 살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석은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올해는 부진했다. 경기도 많이 나가지 못했다. 41경기 83타석에 그쳤다. 전혀 낙담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롯데 3인방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건 역시 김민석이다. 두산은 야수진 세대교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2023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 출신인 그에게 기대가 모이는 것도 당연하다. 김민석은 “두산으로 오면서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며 “올해는 시즌 중반 이후로 스스로 작아지기도 했지만, 교육리그를 치르면서 본모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지금 최대치”라고 말했다.

올겨울 두산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허경민이 팀을 떠났고, 김재호가 은퇴했다. 새로운 조각들로 퍼즐을 맞추는 중이다. 고향 서울로 돌아온 새 얼굴들에 걸린 기대 또한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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