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오승환, 경기력으로 입증했다…일언매직도 흡족, 박영현 어떤 점이 맘에 들었나

입력
2024.11.19 20:25
 박영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최민우 기자] "너무 좋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프리미어12 대표팀이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13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오프닝라운드 B조에서 3승 2패를 기록. 3위로 예선 탈락했다. 대한민국은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 팀이자, 2회 대회 준우승 팀. 하지만 이번에는 자존심이 구겨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안고 귀국했다.

그럼에도 성과는 있다. 특히 불펜진에서 박영현(21·kt 위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박영현은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며 국제무대를 휩쓸었다. 정규시즌 때보다 구위가 더 좋았다. 박영현은 꾸준히 구속 150km 이상이 찍히는 패스트볼을 던졌다. 더 놀라운 점은 분당 회전수(rpm)가 2600에 육박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세이브왕 정해영(KIA 타이거즈), 김택연(두산 베어스), 유영찬(LG 트윈스), 조병현(SSG 랜더스) 등 각 구단의 마무리 투수들이 대거 합류했는데, 류중일 감독의 선택을 받은 대한민국 마무리 투수는 박영현이었다. 대회 기간 동안 류중일 감독은 "박영현은 향후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될 것"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박영현은 이번 대회에서 3경기 3⅔이닝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으로 호투했다.

입국 후 취재진과 만난 박영현은 "작년에 출전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별다를 거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프리미어12가 더 큰 대회이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되더라. 아쉬운 결과로 돌아와 너무 아쉽다. 다음에도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으로 돌아오고 싶다"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박영현 ⓒ 연합뉴스

대회 기간 내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던 박영현. 전성기 때 오승환을 보는 듯한 경기력을 뽐냈다. 박영현은 프로 데뷔 후 줄곧 "오승환이 롤모델이다"고 말해왔다. 포스트 오승환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박영현은 "컨디션이 시즌 때보다 더 좋았다. 특히 패스트볼을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자신 있게 던졌다. 회전수도 잘 나와서 타자들이 못 쳤다고 생각한다. 제2의 오승환이라는 수식어도 너무 좋다. 내 롤모델과 함께 이야기 된다는 게 기분 좋다. 오승환 선배님의 아성에 다가간다는 기분이 든다. 나도 내 자리를 더 확실하게 찾고 싶다"며 웃었다.

박영현은 자신에게 오승환이 롤모델이듯,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계속해서 큰 대회에 나가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실력을 쌓아서 마무리 투수로 충분한 자격을 얻고 싶다. 후배들한테도 롤모델이 되고 싶다.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박영현은 줄곧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데뷔 시즌 52경기에서 51⅔이닝을 던졌고, 2년차였던 2023시즌 68경기 75⅓이닝, 3년차인 올 시즌 66경기에서 76⅔이닝을 소화했다. 팔에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 박영현은 "올해 첫 번째 목표가 안 다치고 끝까지 공을 던지는 거였다.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마무리한 나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내년에도 다치지 않는 게 목표다"고 힘줘 말했다.

국가대표팀 최일언 투수 코치는 대회를 마치고 박영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일언 코치는 "투수들이 만족하면 안 되고, 쉬면 안 된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더 좋아지게끔 목표를 세우고 훈련해야 한다. 박영현은 그런 자세가 되어 있다"며 박영현의 태도를 칭찬했다. 박영현 ⓒ 연합뉴스

최일언 코치는 훈련 과정에서도 박영현에게 아무런 충고를 하지 않았다고. 박영현은 '최일언 코치와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코치님께서 나에게 이야기를 잘 안해주신다. '너는 그냥 하던대로 해'라고 말만 해주셨다. 내가 최일언 코치님과 2년째 대표팀에서 같이 하고 있는데, 너무 잘 가르쳐 주신다. 또 내가 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 인정을 해주신다. 내 루틴도 만족스러워하셨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알려 주라고 하셨다. 나도 뿌듯했다"고 답했다.

박영현은 이제 붙박이 대한민국 대표팀 마무리 투수를 목표로 삼았다. "앞으로 모든 대회에 국가대표로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투수들과 함께 승부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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