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서장원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선 박영현(KT 위즈)이 "다음 국제대회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정을 모두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별 예선에서 3승 2패로 3위에 그쳐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대회 전부터 강점으로 평가받은 불펜진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 중심엔 박영현이 있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프리미어12에서도 대표팀 마무리로 낙점된 박영현은 조별 예선 3경기에 등판해 3⅔이닝 동안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상대팀 강타자들은 박영현의 강력한 구위에 눌려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최일언 야구대표팀 투수코치도 "박영현은 더 발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훈련을 더 하더라.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박영현은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긴장이 많이 됐다. 좋지 않은 결과를 내고 돌아와 너무 아쉽다"면서 "다음 국제 대회에도 나갈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으로 꼭 돌아오겠다"라고 다짐했다.
KBO리그에서도 정상급 구위를 자랑하는 박영현의 공은 국제대회에서도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트랙맨 데이터를 통해 그의 회전수와 구속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영현은 "컨디션이 시즌 때보다 좋아서 자신 있게 던졌다. 회전수도 잘 나와서 타자들이 못 친 것이라 생각한다. 국제 무대에서도 잘 던져서 많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서 마무리 투수로 안정감을 뽐낸 박영현에게 야구팬들은 '제 2의 오승환'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새로운 클로저의 탄생을 반겼다.
박영현은 "제 롤모델과 비교된다는 자체로 정말 좋다. 오승환 선배님께 좀 더 다가간다는 느낌"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앞으로 큰 대회에서 좀 더 경험을 쌓아 마무리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영현은 올해 많은 공을 던졌다. 정규시즌 66경기에서 76⅔이닝을 소화했고 포스트시즌에도 4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졌다. 시즌 종료 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프리미어12에서 투구를 이어갔다.
쉼 틈 없는 스케줄 속에서도 구위를 유지한 비결을 묻자 "비결은 잘 모르겠다. 부모님이 좋은 몸을 물려주신 것 같다. 저도 던질수록 공이 좋다는 걸 느낄 정도다.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 던지면서 공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박영현의 다음 목표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그는 "국가대표로 뽑힌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타자들과 승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