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님, 보셨죠?···WBSC도 반한 김도영의 황홀한 수비[스경x이슈]

입력
2024.11.15 15:37
수정
2024.11.15 15:37


김도영(21·KIA)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리그 최다인 실책 30개를 기록했다.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대단했던 타격과 묶어 오히려 ‘최초의 30-30-30’이라며 비아냥 댄 목소리도 있었다.

김도영은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전부 뛰었다. 데뷔 3년차에 타격이 폭풍성장했고 대부분이 잘 모르고 있던 거포 본능을 드러냈다. 동시에 아무래도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첫 풀타임 시즌의 체력과 집중력 한계에서 나온 결과, 올해 겪었으니 내년에는 실책도 훨씬 줄 것이라는 결론을 갖고 KIA 코칭스태프는 시즌을 치르며 실책에 대한 잔소리는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러나 KIA 3루수 김도영은 실책 스트레스를 내심 심하게 앓았다. 리그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한 직후 5월초 인터뷰에서도 김도영은 “타격보다 수비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잘 치고도 실책을 하면 고개 숙이는 모습에 팀 선배로부터 혼도 났고, 실책을 한 날은 타격에서 더 집중해 꼭 맹활약을 하며 스스로 갚는 모습도 시즌 내내 두드러졌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김도영은 “타격은 잘 못 쳤지만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기분 좋다. 시리즈 시작 전, 타격이 안 되더라도 수비는 해야 한다 마음먹고 짧은 기간 동안 수비에 모든 훈련 포커스를 뒀다”고 말했다.

불과 3년차에 최고의 정규시즌을 보내고 한국시리즈에 나갈 때도 KIA의 수비, 김도영의 수비를 변수로 꼽는 시선들이 따랐지만, 김도영은 시리즈 시작 이후 깨끗하고 안정된 수비로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김도영은 10월28일 한국시리즈 우승 뒤 딱 하루 쉬고 10월30일 오후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김도영을 향한 수비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시작한 뒤 KIA 선수들이 합류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김도영의 실책을 언급했다. 빼어난 타격 실력을 칭찬하며 꺼낸 이야기지만 “왜 실책을 30개나 했는지 모르겠다. 한국시리즈 보니 수비를 잘하던데. 뭐에 말려 그랬는지 오면 물어봐야겠다”며 김도영이 올시즌 가장 스트레스 받았을 그 부분을 합류하기도 전부터 염려했다.



KIA 선수들이 합류한 뒤 지난 1일 김도영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는 옆에 앉혀두고 또 실책 이야기를 꺼냈다. “실책을 왜 이렇게 많이 했는지 물었더니 3루수 적응이 처음엔 안 돼 그랬지만 후반기에는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이제 막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책 걱정부터 연타로 들은 김도영은 옆에서 멋쩍게 웃음지었다.

정작 대회를 시작하자 김도영이 호수비 행진으로 류중일 감독을 겸연쩍게 만들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 14일 쿠바전에서 2회초 2사후 야디르 드라케의 강습타구가 좌익선상으로 총알같이 향하던 것을 옆으로 뛰어올라 낚아채며 이닝을 끝냈다. 5회초 무사 1·2루에서는 헤안 왈테르스의 강습타구가 정면으로 오자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잡아내 주자를 묶었다.

김도영은 이날 2회말 2사 만루에서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이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불러모은 쿠바 선발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린 뒤 7회말 1사후 솔로홈런까지 추가했다. 국제대회에서 만루포 포함 한경기 2홈런을 친 김도영은 5회말 1사후에는 우중간에 안타를 치고는 타구를 잡은 상대 우익수가 여유있게 수비하는 틈에 2루까지 내달려 2루타를 만들기도 했다.



13일 대만전에 이어 14일 쿠바전까지, 국제대회 무대를 안방처럼 편안하게 활용하고 정규시즌 같은 폭발적 타격을 하면서 세계 야구계의 눈길을 끈 김도영은 빼어난 수비력까지 과시하며 완전히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이넬로 보러 간 스카우트들이 김도영만 보고 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한국 대표팀 슈퍼스타의 존재감을 완전히 드러냈다.

WBSC가 제작한 이날 중계방송에서는 내내 김도영의 이 두 가지 수비 장면을 홈런 장면과 함께 계속해서 반복 재생하며 김도영을 클로즈업 했다. 현지 기자실에서도 김도영의 이 명수비 순간에 대만, 일본 기자들의 탄성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도영은 프리미어12에서 타격에서 대표팀을 끌고갈 뿐 아니라 수비로도 대체 불가 활약을 펼치며 류중일 감독이 했던 걱정을 시원하게 날리고 있다.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프리미어12 일본전
  • 두산 콜 어빈 계약
  • KBL 신인 드래프트
  • 일본 김도영 경계
  • 양민혁 12월 토트넘 합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