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불펜 대어 다 놓친 삼성, 전력 '보강' 아닌 '유출' 걱정해야 한다

입력
2024.11.12 11:37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역대급 불펜 FA 시장에서 '대어급' 불펜 투수들을 다 놓친 삼성 라이온즈가 이젠 전력 보강은커녕 '유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삼성은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약점으로 꼽히던 뒷문을 보강하기 위해 김재윤(4년 총액 58억 원)과 임창민(2년 총액 8억 원)을 영입했다. 오승환과도 2년 총액 22억 원 계약을 맺으며 필승조 구축에만 총 88억 원을 투자했다. 2023년 5.16으로 리그 최하위였던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올해 4.97(리그 2위)로 개선되며 효과를 보긴 했으나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팀 블론 세이브(25회)를 기록하며 불안감도 함께 노출했다.

올해 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삼성의 주역은 많은 돈을 투자한 불펜보다 야수진에 있었다. 구자욱, 강민호, 박병호 등 고참 선수들은 물론이고 젊은 야수들까지 잠재력을 터트렸다. 김영웅(28홈런)과 이성규(22홈런)가 20개 넘은 홈런을 때려냈으며 주전 유격수 이재현(14홈런)과 6월부터 출장한 윤정빈(7홈런)도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팀 홈런 185개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 가운데는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들도 있었다. 외야에 김헌곤, 내야에 류지혁이 그 주인공이다. 김헌곤은 주전 외야수 출장이 66경기로 많지는 않았지만, 외야 전 포지션에서(좌익수 305이닝, 중견수 16이닝, 우익수 300⅓이닝) 활약하며 삼성 외야수 중 3번째로 많은(1위 김지찬 859이닝, 2위 구자욱 839⅓이닝) 수비이닝을 소화했다. 공격에서도 117경기 타율 0.302 9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지난 부진을 완전히 딛고 부활했다.

류지혁도 시즌 내내 팀이 원할 때마다 포지션을 바꿔가며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 출장했다. 그는 수비에서 삼성 내야수 중 이재현(862⅓이닝) 다음으로 많은 수비이닝(685이닝)을 소화했다(1루수 44⅔이닝, 2루수 461이닝, 3루수 179⅓이닝). 공격에서는 100경기 타율 0.258 3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올 시즌이 끝나고 함께 FA 시장에 나섰다. 김헌곤의 FA 등급은 C등급, 류지혁은 B등급이다. 스토브리그 '대어'들에 밀려 뒷순위로 평가받고 있지만 올해 같은 성적만 기록해 준다면 타 팀의 영입 대상이 되지 말란 법 없다.

삼성으로서는 이번 FA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에 팀 수비에서 궂은일을 맡아주던 두 선수의 이탈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젊은 야수들의 무서운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수 양면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한 삼성이다. 삼성이 베테랑 전력 유출을 막고 내년에도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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