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과 센터 내야를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과 함께 올 시즌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전민재를 영입했다.
롯데와 두산은 22일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인왕' 출신 정철원과 전민재가 롯데로 이동, '사직아이돌' 김민석을 비롯해 추재현과 최우인이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가 먼저 두산에 제안을 건넸다. 김원중과 구승민까지 '집토끼'를 모두 사수한 가운데 샐러리캡 문제로 추가 자원을 영입하지 못하게 놓인 롯데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움직였다. 올해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불펜과 유격수 박승욱을 뒷받침할 센터 내야수를 찾아 나섰고, 때마침 두산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1군 무대를 밟기도 전에 현역 입대를 통해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한 정철원은 데뷔 시즌이었던 2022시즌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정철원은 58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하며 '신인왕' 타이틀과 함께 두산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좋은 흐름은 이어졌다. 정철원은 지난해 셋업맨과 마무리 자리를 오가며 67경기에 나서 7승 6패 11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으로 2년차 징크스 없이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올 시즌 정철원의 존재감을 크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좀처럼 밸런스를 잡지 못하는 등 지난 2년 동안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던 까닭. 때문에 정철원은 4월 이후 마무리는 물론 셋업맨의 역할도 소화하지 못하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게 됐다.
하지만 롯데는 강렬한 데뷔 시즌을 보낸 뒤 곧바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할 정도로 '가진 것이 많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정철원이 기존의 폼을 되찾는다면, 충분히 필승조 역할까지도 맡길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던 2022년 김태형 감독이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만큼 주춤했던 정철원을 일깨워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롯데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 보강과 함께 유격수 백업 자원까지 확보했다. 전민재는 롯데가 찾던 경험치가 쌓인 내야 자원. 지난 2018년 2차 4라운드 전체 4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전민재는 그동안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으나, 올해 무려 100경기에 출전해 충분한 경험치를 쌓았다. 정대선과 이호준 등 내야 유망주들이 성장할 때까지 박승욱의 뒤를 받쳐줄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우리 팀이 약한 부분이 불펜과 유격수 쪽이다. 때문에 불펜과 유격수 자원 보강에 대해 꾸준히 고민을 해왔다. 지금 리그에 불펜 자원이 귀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 불펜 투수들을 봤을 때 강하게 던질 수 있는 자원이 필요했다. 유격수의 경우 박승욱이 있지만, 그 뒤에는 어린 유망주들 밖에 없기에 경험이 있는 유격수 자원을 찾고 있었다"고 정철원과 전민재를 영입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롯데는 불펜과 센터 내야를 보강하는 대가로,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했던 김민석과 '군필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두산에 넘겨주게 됐다. '제2의 이정후'로 불린 김민석은 데뷔 첫 시즌 129경기에 출전해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 타율 0.255 OPS 0.652를 기록하며 경험치를 쌓았으나, 윤동희와 황성빈 등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추재현 또한 이와 같은 문제로 전역 이후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특히 김민석은 올해 2군에서 35경기 31안타 타율 0.277 OPS 0.770, 1군에서도 41경기 16안타 타율 0.211 OPS 0.544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올해 1군에서는 시즌 막판 주로 대주자로 활용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롯데는 황성빈과 윤동희라는 굳건한 주전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고, 조세진 또한 상무에서 전역하고 롯데로 돌아온 만큼 김민석과 추재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