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쟁탈전’의 최종 승자는 LG였다.
LG는 지난 11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장현식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계악 조건은 기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이었다.
장현식은 올해 F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매물이었다. 2021년 34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을 차지했고 올시즌에는 75경기 75.1이닝 41실점(33자책) 평균자책 3.94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1995년의 젊은 나이에 기량까지 확인한 장현식은 불펜 보강을 원한 팀이 가장 노리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리고 영입전에 삼성이 뛰어들었다.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불펜 보강이 더 필요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김재윤을 4년 58억원이라는 거액에 데리고왔고 임창민을 2년 8억원에 계약하는 등 적극적으로 불펜의 약점을 지우려 했으나 아직 부족했다.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불펜을 보강해야한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불펜 쪽에 안정감이 있어야한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올시즌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은 4.97로 이 부문 2위였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으로서는 강력한 필승조가 더 필요했다. 최지광, 김윤수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돋보였지만 경험 많은 투수의 필요성도 커졌다.
FA 시장에 나온 매물 중 마무리 투수인 김원중은 원소속팀 롯데에 남기로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인기 매물인 장현식에 경쟁이 붙으면서 삼성도 적지 않은 금액으로 베팅을 했다. 취재 결과, 삼성이 장현식에게 제시한 총액은 LG보다 더 많았다. 원소속팀 KIA와 LG 등 장현식이 필요했던 세 팀 중 총액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옵션에서 갈렸다. LG는 옵션 없이 전액 보장 조건으로 장현식의 마음을 샀다. 삼성의 계약 조건에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LG가 서울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한다는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옵션과 ‘서울 메리트’에서 삼성이 밀린 것이다.
삼성은 이제 다음 계획을 세워야한다. 하지만 이제 남은 FA 불펜 투수들 중 노려볼만한 ‘대어’는 거의 없다. 임기영, 노경은, 이용찬(B등급), 김강률, 임정호, 문성현(C등급) 등이 있다. B등급은 보상 선수를 내줘야하기 때문에 유망주가 즐비한 삼성으로서는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다. 현장에서도 장현식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차라리 육성에 집중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내부 FA 잔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내야수 류지혁과 외야수 김헌곤이 삼성의 ‘집토끼’들이다. 특히 류지혁은 내야 보강을 위한 팀들 사이에서 쏠쏠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여러모로 삼성의 고민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