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올라온다' 하루 만에 불붙은 韓 타선…'아마 최강' 완파! 윤동희 홈런으로 시작된 화력쇼 [MD고척]

입력
2024.11.02 17:49


윤동희./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두 경기 만에 실전 감각을 되찾고 타격감이 서서히 올라오는 모양새다. 윤동희가 류중일호의 첫 홈런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장단 14안타로 타선이 대폭발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 시리즈 with TVING 쿠바 대표팀과 두 번째 평가전에서 13-3으로 승리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24일 첫 합숙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타선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시작으로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젊고 유망한 선수들로 명단을 구성하다 보니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힘을 보탰던 노시환이 올해 아쉬운 성적으로 인해 예비 명단에 승선하지 못한 것과 플레이오프에서 구자욱까지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으로 낙마했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김혜성, 강백호가 기초 군사훈련으로 인해 합류하지 못하면서 류중일 감독의 고민은 커졌다. 급기야 2일 경기를 앞두고는 김지찬이 부상으로 최종 명단 합류가 불발됐다.

특히 '야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홈런 타자가 없다는 점도 타선을 꾸리는데 걸림돌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강백호와 노시환 등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를 갖춘 선수들의 부재를 아쉬워 하기도 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쉽사리 4번 타자를 결정하지 못했고, 평가전과 연습경기를 통해 문보경, 박동원, 김도영 중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쿠바와의 연습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윤동희./마이데일리




한국은 전날(1일) 박동원이 4번의 중책을 맡은 가운데 첫 번째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 1회 시작부터 선취점을 뽑아낸 뒤 2회 이주형의 적시타를 바탕으로 빠르게 추가점까지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3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1루 베이스에 안착했음에도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단 2득점에 그쳤다.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바로 마운드였다.

전날 한국은 선발 곽빈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3회부터 곧바로 불펜을 가동해 마운드의 컨디션 체크에 나섰다. 그 결과 김택연(1이닝)-유영찬(1이닝)-이영하(1이닝)-김서현(1이닝)-김시훈(1이닝)-조병현(1이닝)-박영현(1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쿠바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0으로 승리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 2일 평가전에서 타선에 변화를 줬다. 전날과 달리 문보경을 4번에 배치했고, 김휘집과 나승엽을 대신해 박성한과 신민재를 투입하며 홍창기(좌익수)-송성문(지명타자)-김도영(3루수)-문보경(1루수)-윤동희(우익수)-박동원(포수)-이주형(중견수)-박성한(유격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기본적으로 대표팀의 주축이 돼야 할 타자들은 이틀 연속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경기를 치르면서 감각이 어느정도 돌아온 덕분일까. 한국 타선은 전날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류중일 감독의 경우 고정 라인업을 선호하는 편인데,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가장 늦게 합류해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사령탑의 생각을 바꿔 놓았던 윤동희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쿠바의 바뀐 투수 라이몬드 피게레도의 3구째 147km 하이패스트볼을 힘껏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한국 야구대표팀 송성문이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 야구대표팀과의 경기 2회말 큼직한 파울 플라이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홍창기가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 야구대표팀과의 경기 5회초 안타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한국 야구대표팀 이주형이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 야구대표팀과의 경기 2회말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린 2루까지 진루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후 한국은 박동원의 2루타와 신민재의 볼넷, 홍창기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는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으나, 1-1로 팽팽하게 맞선 4회 공격에서 타선에 불이 붙었다. 선두타자 이주형이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틀자, 후속타자 박성한이 유스니엘 파드론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리드를 되찾았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한국은 계속해서 점수를 쌓아나갔다. 이어지는 1사 2루에서 홍창기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냈고, 이때 쿠바 좌익수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3-1로 달아났다. 그리고 송성문도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4-1까지 간격을 벌리더니, 7회 김도영의 안타와 상대 폭투, 윤동희의 몸에 맞는 볼로 마련된 1사 1, 3루에서 한준수가 땅볼로 한 점을 더 보태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계속해서 한국은 8회초 송성문의 3루타-나승엽의 적시타로 6점째를 손에 쥐었고, 문보경의 볼넷과 윤동희가 다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마련된 1사 만루에서 한준수-이주형-신민재-최원준이 무려 7점을 더 보태며 13-3까지 격차를 벌리며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13-3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날의 경우 수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해결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다소 팽팽한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됐으나, 이날은 장단 14안타를 포함해 12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쿠바 마운드를 폭격, 점수를 내야 할 때 확실하게 뽑아내며, 이번 쿠바와 평가전을 통해 투·타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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