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과 비판, 6대4 정도만 됐으면”…취임식 가진 이호준 NC 감독의 바람 [MK인터뷰]

입력
2024.10.31 17:40
“(칭찬과 비판이) 6대4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4번 욕먹고 6번 칭찬받았으면 좋겠다. 6대4 정도면 시즌 후 좋은 성적이 나 있을 것이다.”

취임식을 가진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31일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진만 대표이사와 임선남 단장을 비롯해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들은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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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소개, 유니폼 착복식, 꽃다발 및 명함 전달, 대표이사 환영사, 감독 취임사, 선수단 상견례 식으로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이후 이호준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이 감독은 현역 시절 거포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 NC를 거치며 2017시즌까지 통산 2053경기에서 타율 0.282(6663타수 1880안타) 337홈런 126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3을 작성했다. NC와의 인연도 깊다. NC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13~2017년 팀의 리더로 활약하며 NC가 KBO리그에 연착륙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2017년 현역 생활을 마감한 이호준 감독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년 간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이어 2019~2021시즌 NC 타격코치로 활동했고, 2020시즌에는 NC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후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이 감독이다. 2022시즌~2024시즌 5월까지 LG 트윈스 타격코치, 퀄리티 컨트롤(QC·Quality Control) 코치로 활동했으며, 2024시즌 5월부터는 LG 수석코치를 맡았다. 그리고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던 그는 마침내 NC의 4대 감독에 부임하게 됐다. 조건은 3년 최대 14억 원이며, 계약 세부 내용은 계약금 3억 원, 연봉 9억5천만 원(1, 2년차 3억 원, 3년차 3억5천만 원), 옵션 1억5천만 원이다.

지난 22일 계약 발표 후 마무리 캠프를 통해 선수단 파악에 나선 이호준 감독은 이날 취임식을 가졌고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포부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이호준 감독과의 일문일답.

Q. 등 번호로 27번을 달게 되셨는데.

- 팬들과의 소통인 것 같다. 구단에 많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많은 분들이 27번을 달라 하셨다. 홍보팀, 마케팅팀 전원이 내려와 다는 게 어떠냐 하셨다. 노트북을 가지고 내려오셔서 보여주셨다.

Q.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으신지.

- ‘그냥 달으라면 달아’.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달았다. 처음 창단해서 왔을 때 맏형 같은 이미지를 기억해주시더라. 이번에도 감독 부임하고 선수들을 큰 형처럼 이끄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많았다. 의미가 좋아 27번을 달게 됐다. 첫 날 여기 왔을 때 유니폼 들고 계신 분들이 아침부터 많았다. 선수 때 입던 것인데 그것을 간직하고 계시고 환영해주셨다. 그날도 감동을 많이 받았다.

Q. 박용근 코치를 퓨처스 작전·주루 코치로 영입하셨다.

- 사실 제가 먼저 박용근 코치를 모시고 오자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박용근 코치가 대표님, 단장님이 영입하고자 하는 코치 1~2순위였다. 전화로 솔직히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구단에서 굉장히 원한다’는 말만 했다. ‘감독님만 믿고 오겠다’ 했다. 설마 1군 코치가 2군에 오겠나 했는데, NC에 매력을 느끼고 있더라. 젊은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도 있어 보였다. 준비도 많이 했다. 깜짝 놀라긴 했는데, 왜 NC가 영입하고 싶어한 코치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이 들었다.

Q. 코칭스태프 구성은 완료됐는지.

- N팀(NC 1군)은 끝났다. 수석코치에 서재응 코치, 투수코치에 이용훈 코치, 손정욱 코치, 타격코치에 조영훈 코치, 전민수 코치, 수비코치에 지석훈 코치, 1루·외야 코치에 김종호 코치, 배터리 코치에 김종민 코치, 작전·주루 코치에 진종길 코치다.

Q. 진종길 코치가 수비에서 3루 작전 코치로 이동했다.

-제가 오자마자 요청했다. 수비보다 작전 코치로 쓰고 싶다 이야기했다. 제가 생각하는 진종길 코치는 3루에서 빛났다. 크게 존재감 있는 코치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LG)에서 NC 경기를 보면 (수비를 담당하던 진종길 코치의) 존재감이 안 보이더라. 왜 수비코치를 하고 있는지 의아했다. 선수들 만나 물어보니 진종길 코치가 수비를 담당했을 때 너무 좋았다 하더라. 실수했나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쪽에서도 잘하실 것이다. 지석훈 코치도 좋은 평가를 맡고 있더라.

Q. 많은 분들이 퓨처스(2군) 팀에서 올라오셨다.

- 한, 두명을 제외하고는 저와 같이 선수 생활을 한 분들이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연락하고 식사했던 분들이다. 특히 이 분들이 공필성 2군 감독님께 코치 육성 교육을 꾸준히 받았다. 저도 나름대로 기대를 했는데,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아 무리없이 바로 올라올 수 있게 됐다.

Q. 마무리 캠프 구상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 감독실에서 CAMP 1(NC 마무리캠프), CAMP 2(NC 스프링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다. 무엇을 꾸려야 할 지 고민이 많다. 정이 많은 편인데 이렇게 하면 이 선수가 서운해 할 것 같고 그런 생각이 겹치니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지도자를 안 하려 했다. 주위 감독님이 (그런 성격으로) 어려울 거라 하셨는데, 마음에 와 닿는다. 이겨내 보도록 하겠다.

캠프가 길고 지루할 수 있기에 시간을 잘 활용하려 한다. CAMP 1은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기 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 참고로 야간 연습은 없다. CAMP 2는 다르다. 고참 선수, 젊은 선수들의 스케줄이 많이 다를 것이다. 서비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연습이 다 끝나고 코치님들이 서비스 한다 생각한다. 그 시간을 굉장히 이용할 것이다. 코치님들이 힘드실 것이다.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주루면 주루 등 필요한 선수들에게 한 부분 집중적으로 하게 할 것이다. 캠프 끝날 때까지 한 쪽이라도 완벽하게 해서 오자는 생각이다. 선수에게 어느 쪽이 필요한 지 CAMP 1에서 보고 CAMP 2에서는 서비스 할 생각이다.

Q. 외국인 선수 계약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 에릭 요키시는 모두 예상하셨다시피 교체되지 않을까 싶다. 카일 하트와 맷 데이비슨 두 명은 재계약 할 수 있으면 저에게는 그 만한 선물이 없지 않을까. 나머지 한 명도 믿고 있다. 앞에서 오랜만에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하는 관계자를) 만났는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Q. 지명타자를 한 명으로 정하지 않을 거라 이야기하셨다.

- 손아섭 뿐 아니라 고참 선수들을 1대1로 만나 이야기했다. 의외였다. (손아섭이) 사실 못 하겠다는 반응이 나오면 어떡할까 걱정했는데 ‘좌익수, 우익수 어디든 상관없다. 지명타자 생각없다. 준비 잘해서 수비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감사했다. (손아섭에게) ‘몸만 건강하다면 대한민국 최고 선수니 3000안타를 할 수 있다. 잘해보자’고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박건우와도 이야기했다. 본인이 ‘밖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 하더라. 제가 어른 되는 과정이고 부족한 부분도 있다. 신경쓰고 많이 도와드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너무 기뻤다.

박민우와도 이야기를 길게 했다. 내년 시즌 주장은 박민우다. 박민우와 면담하고 결정했다. 제가 선수로 처음 왔을 때를 기억하더라. 유니폼 입고 더그아웃에서 불평 불판 안 하고 누군가 흉 보는 이런 팀을 정말 싫다 했다. 감독하고 같은 마음이더라. 서로 응원하고 잘하려다 실수하면 다독거리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보자 했다. 본인도 기억을 하고 있더라. 그 부분을 강조했다.

 NC의 주장을 맡게 된 박민우. 사진=김재현 기자

Q. 주장 선임에 있어 박세혁도 많이 고려하셨을 것 같은데.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박세혁과도 통화를 했는데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좋은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일치했다. 그래도 첫 해는 저를 많이 알고 저도 많이 아는 박민우가 하는 것이 속도가 빠를 수 있겠다 생각했다. 박민우가 NC의 원클럽맨이고 젊은 친구들에게도 NC의 문화를 이식시킬 수 있다. 박세혁에게는 민우 다음에 너가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말했다.

Q. 어린 선수들에게 무서운 이미지가 더 강할 것 같은데 어느 정도로 무서우실 것인지.

- 거의 비슷하다(웃음). 한결같을 것이다. 박민우가 이야기 할 때 긴장하던데 나는 변한 게 없다 했다. 한 번, 두 번까지는 잘 참겠지만 세 번째 때 폭발하면 어디까지 폭발할 지 모른다. 거기까지 가게 하지는 말자고 이야기했다. 기본적인 것만 잘 지키면 화낼 일이 없다. 갑자기 운동시간에 늦게 나온다던가, 게임하는데 술을 마시고 와서 팀에 안 좋은 분위기를 끼친다던가, 그런 상식적으로 이해 안 가는 행동들을 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항상 기본적인 것을 강조한다.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Q. 선수 때는 마산야구장에서 경기하셨다. 이제는 팬들과 더그아웃 위치가 가까운 창원NC파크에서 하게 되셨는데.

- 서재응 수석코치에게 관중 분들이 바로 우리 뒤에 있다. 실수하면 바로 질타를 들으니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치로 홈, 원정 더그아웃을 모두 왔다갔다 했는데 팬들과 가깝더라. 소리도 잘 들린다. 지금은 제가 환영받고 기대도 많이 하시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느끼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6대4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4번 욕먹고 6번 칭찬받았으면 좋겠다. 6대4 정도면 시즌 후 좋은 성적이 나 있을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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