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주전 내야수 김선빈(34)이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을 경험하며 2024 한국시리즈(KS)에서 MVP로 선정됐다. 김선빈은 5경기에서 타율 0.588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특히 5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친 김태군을 단 1표 차로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김선빈의 프로 야구 경력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그는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팀의 우승 현장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당시 김선빈은 정규시즌에서 72경기 출전하며 타율 0.293을 기록했지만, 뜬공 처리의 불안함으로 인해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7년, 그는 드디어 한국시리즈 출전의 꿈을 이루었고,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그때도 MVP 투표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2024년, 김선빈은 KIA의 12번째 KS 우승을 이끌며 드디어 주연으로 나섰다.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그는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하여 2회 상대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안타를 쳐내며 팀의 첫 안타를 기록했다. 4회에는 원태인과 10구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타선을 이끌었다.
이 경기는 6회 초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게임이 되었고, 23일에 재개됐다. 김선빈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고, KIA는 7회에 4점을 올려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어진 KS 2차전에서도 그는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치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KS 3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26일 KS 4차전에서는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KIA의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1회 첫 타석에서 원태인과의 접전 끝에 좌측 담장에 맞히는 2루타를 날려 팀의 사기를 높였다. 28일 KS 5차전에서도 김선빈은 기세를 이어갔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이승현의 공에 맞아 사구로 출루한 그는 이후 나성범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기여했다.
KIA는 김선빈의 활약 덕분에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누르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선빈은 KS 5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MVP 투표에서 99표 중 46표를 얻어 포수 김태군(45표)을 단 1표 차로 제치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MVP로 선정된 그는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EV6와 트로피를 받았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