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아직도 결정 못했다”···이런 적이 있었나, 23살 시라카와가 만든 희귀한 풍경[스경x이슈]

입력
2024.07.01 15:46
수정
2024.07.01 15:46


대체 외국인 투수 한 명이 이렇게까지 큰 화제를 만들 줄 알았을까.

SSG가 시라카와 케이쇼(23)와 로에니스 엘리아스(36) 사이에서 그야말로 끝까지 깊이 갈등하고 있다. 하필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선발 예고를 실수하고, 둘 중 누구든 나오는 투수를 검토해보겠다며 두산이 SSG의 결정을 기다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SSG는 1일 오후까지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내일(2일) 안에는 결정을 해당 선수들에게도 알린 뒤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KBO가 올해 외국인 선수의 6주 이상 부상시 ‘단기대체선수’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하면서 SSG는 지난 5월 선발 투수 엘리아스가 부상당하자 시라카와를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엘리아스는 부상에서 회복했고 시라카와의 계약일은 4일까지다.

그런데 그 사이 시라카와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SSG는 이대로 시라카와와 계약을 종료하고 엘리아스를 복귀시킬지, 엘리아스와 작별하고 시라카와를 선택할지 고민해왔다. 시라카와는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 5.09를 기록했다. 그 사이 제임스 네일(KIA), 웨스 벤자민(KT), 카일 하트(NC) 등 리그 에이스급 외인 투수들과 붙어 밀리지 않는 투구를 보여준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점점 적응해가는 모습도 보이는 중이다.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교체한 SSG는 시카라와를 택할 경우 외국인 투수 교체 제한 2회를 모두 소진한다. 엘리아스를 택하면 만일의 사태에도 남은 1차례 교체 카드를 쓸 수 있다. 그러나 2년차인 엘리아스가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것이 고민의 이유다. 지난해 8승6패 평균자책 3.70을 기록한 엘리아스는 올해는 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 4.73을 기록한 채 부상 중이다. 그 짧은 기간 사이 두 번이나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 SSG의 큰 고민 지점이다.

SSG는 비까지 내렸던 주말에 두산과 격전을 치렀다. 외국인 투수 교체를 최종 확정할 여력이 없었던 터라 1일까지도 회의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프런트는 물론 현장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의견까지 물었지만 1표 차로 팽팽해 끝까지 고민이다.

이 결론을 두산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둘 중 한 명이 방출될 경우 방출 공시일 기준 역순위로 지명할 수 있는데 현재 팀 상황으로는 두산까지 순번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두산은 현재 외국인 원투펀치가 힘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 라울 알칸타라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부진한데 브랜든 와델마저 부상 중이다. 두산은 키움에서 뛰었던 에릭 요키시를 브랜든의 단기대체선수로 검토하며 테스트 중이다. 여기에 SSG에서 내놓을 투수도 후보가 된다.



알칸타라의 교체 여부도 고민은 하고 있지만, 정상적으로 던지면 10승 이상은 거뜬한 알칸타라를 교체하더라도 타 팀이 저울질하고 내놓은 6주 대체 선수로 채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은 “SSG에서 나오는 선수를 검토는 하려 하지만 브랜든의 부상 공백을 메울 단기 대체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두산은 요키시와 SSG의 방출 선수, 그리고 또 한 명의 독립리그 투수를 후보로 놓고 검토 중이다. 어쨌든 리그 중에 특정 팀에서 방출되는 선수를 ‘라이벌 팀’이 눈여겨보며 “둘 중 누구든 좋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희귀한 상황이 KBO리그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2일 NC전의 SSG 선발 투수가 시라카와로 예고됐다가 수정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송영진을 선발로 준비해놨는데 KBO에 선발을 알리는 과정에서 시라카와로 잘못 전달한 것이다. SSG 구단은 “순전히 착각에서 실수가 나와 NC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하필 공교로운 시점에서 나온 실수에 구단 내에서는 이날 난리도 났다.

시라카와는 KBO가 올해 단기대체선수 제도를 도입한 뒤 첫 적용돼 입단한 선수다. 시라카와에 대한 SSG의 결정과 그 이후 벌어질 일들은 이후 단기대체선수 제도가 계속되는 데 있어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물론 SSG든 두산이든 구단이 선택한다고 시라카와가 무조건 받아들인다는 보장도 없다. KBO리그에서 처음 보는, 매우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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