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올스타전은 과연 재미가 있을까···염경엽 감독이 말했다[스경x이슈]

입력
2024.06.20 00:01


KBO리그 올스타전은 지난 2년간 재미와 내용을 충실히 담았다고 평가받았다. 선수들은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성의있게 준비해왔고 팬들과 함께 몸을 쓰는 이벤트에도 적극 참여했다.

무엇보다 경기가 재미있었다. 2022년에는 6-3으로 나눔올스타가 승리, 2023년에는 8-4로 드림올스타가 승리했다. 선수들은 실전처럼 경기했고 양 팀 감독도 이기려고 작전을 폈다. 연장전까지 벌어진 2022년에는 드림올스타의 이강철 감독이 3-3으로 팽팽하던 10회초 포수 김민식을 투수로 등판시켰고, 나눔올스타 류지현 감독은 정은원이 김민식에게 3점 홈런을 쳐 6-3으로 앞서자 경기를 끝내고자 10회말 리그 최고 마무리 고우석을 등판시켰다. 그래서 야유가 쏟아졌던 이 장면은 재미와 승부를 모두 잡았던 그해 올스타전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2024년 올스타전에서는 그런 열정을 목격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일주일이던 올스타 휴식기가 나흘로 확 줄었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7월4일까지 전반기 일정을 끝내고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뒤 9일부터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올스타 휴식기는 2019년부터 일주일씩 주어져왔다. 팀별로 선수단 컨디션을 재정비할 시간이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이상기후에 경기가 많이 밀리고 국제대회 일정까지 빈번해지면서 정규시즌 일정을 다 소화하기가 버거워졌다. 144경기는 너무 많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더 커지고 있다.

올해도 11월10일부터 프리미어12가 예정돼 있다. 정상적으로 대회에 나가려면 10월 안에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마쳐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개막을 전보다 일주일 앞당겼다. 역대 가장 빠른 3월23일 개막한 데다 올스타 휴식기도 나흘도 줄였다.

2019년부터 일주일씩 주어졌던 올스타 휴식기가 나흘로 줄자 현장에서는 일찍이 당황의 목소리가 나왔고 올스타전을 눈앞에 둔 이제 불만이 터져나온다. 10개 구단 사령탑이 의견을 모았고 이번 올스타 기간 감독자 회의를 통해 몇 가지 안건을 KBO에 건넬 계획이다. 그 중 내년 올스타 휴식기를 다시 일주일로 확대하자는 안건은 감독들 모두 의견 일치를 보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8일 팀의 전반기 마무리에 대해 설명하던 중 올스타 휴식기 이야기가 나오자 감독들을 대표해 목소리를 냈다. 염 감독은 “휴식기가 나흘밖에 안 돼서 피로 회복할 시간도 없다. 지방 팀은 올스타전 하러 올라왔다 내려가면 바로 후반기 시작해야 된다. 이렇게 되면 올스타전에 선수들을 보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현장 사령탑들의 공통된 불만은 결국 “현장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결정했다”는 데로 모아진다. 늘 KBO에서는 “구단들이 결정하고 동의했다”고 하지만 현장의 감독이나 선수단은 못 들었다는 경우가 빈번하다. 염경엽 감독은 “어떤 감독도 올스타전 때 나흘만 쉰다는 것을 결정되기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상황이다. KBO가 감독들한테 전화 한 통씩 걸어 물어보는 게 그리 어렵나. 결국 선수들만 다치고 현장이 피해를 본다. 개막도 일주일이나 당겼고 더블헤더도 하는 데다 전반기에 우천취소도 많지 않은 상황 아닌가”라며 올스타 휴식기가 절반으로 축소된 과정에 대한 현장의 강한 불만을 전했다.



실제로 많은 선발 투수들이 출전해 1이닝씩 소화했던 지난해 같은 경기는 올해는 쉽지 않을 듯 보인다. 베스트12에 포함된 양쪽 선발 투수를 제외하면 각 팀 선발 투수들은 감독추천선수로 올스타전에 나가게 되는데 전반기 마지막을 던졌거나 후반기 시작을 맡은 선발 투수를 올스타전에 보내기는 어렵다. 이미 일주일 휴식기를 몇 년 간 경험한 터라 선수들과 팀이 체감하는 차이는 훨씬 커 보인다. 올스타전 자체의 재미도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리그 선수층을 놓고 보면 올스타 기간이 좀 길어야 된다. 올스타전이면 재미가 중요하다. 팬들한테 보여주는 경기력이 가장 중요하지, 경기를 치르는 게 첫번째 목적은 아니지 않느냐”며 “최근에 선수들이 올스타전에 나가서 베스트로 던지고 해서 재미있었는데, 이러면 어떤 팀도 무리해서 선수를 보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이강철 KT 감독도, 박진만 삼성 감독도, 김태형 롯데 감독도 동의한다고 적극적으로 밝혔다. 이미 10개 구단 감독들의 합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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