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눈물, 김정현 7년만 사과, 연이은 추모...웃을 수 없었던 'KBS 연기대상' (종합)

입력
2025.01.12 07:30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감동의 눈물과 고인을 향한 추모, 오래전 잘못에 대한 사과까지. 여러모로 엄중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던 '2024 KBS 연기대상'이다.

지난 11일 오후 '2024 KBS 연기대상'이 방송됐다. 진행은 장성규, 서현, 문상민이 맡았다.

이번 시상식은 당초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7시 생방송 예정이었으나, 앞서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이에 따른 국가애도기간 선포로 인해 녹화 방송으로 대체됐다.

재난 이후 진행된 시상식이기에 분위기는 다소 엄숙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검정색 계열 옷을 갖춰 입은 가운데, 수상 소감에서도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가 이어졌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 고인을 기리는 이들도 있었다. 일일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상을 수상한 함은정은 최근 세상을 떠난 모친을 언급했다.

그는 "한달 전에 어머니가 갑자기 별세하셨다. 아역 생활할 때부터 출연하는 작품을 다 보시는 모니터 요원이기도 하셨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유일하게 수지맞은 우리는 연기에 대해 어떤 말씀도 없이 즐겁게 시청하셨다. 그래서 유독 이 드라마가 더 의미있고 상이 뜻깊다"라며 "시청자분들께도 희로애락 안겨줄 수 있는 진중한 연기하겠다. 현명하고 지혜롭고, 겸손하게 살아가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편드라마 남자 우수상을 받은 신현준 또한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수미를 떠올렸다.

그는 "다리미 패밀리 찍을 때 사랑하는 김수미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다. 굉장히 힘들었다"라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셨다. 어머니 가시고 시간이 좀 지났지만 많은 분들이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하시고 사랑하시는 걸 느끼고 있다. 하늘나라에서 부디 외롭지 않고 늘 웃으며 계셨으면 좋겠다"라고 애도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눈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개소리'로 역대 최고령(89세) 대상을 수상한 이순재의 눈물,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후배들의 눈물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배우뿐 아니라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서 13년째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순재다. 그러나 거제와 서울을 오가야 했던 '개소리' 촬영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했다고.

이순재는 "학생들과 작품을 정해서 지도하고 기말에 발표를 한다. 근데 이게(촬영이) 6개월 걸리니까 들락날락 시간이 안 맞더라.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근데 모처럼 드라마 하는데 잘하라고, 염려 말라고 하더라. 눈물이 났다. 그 학생들 믿고 최선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윤다훈, 함은정 등 많은 후배 배우들 또한 눈물을 흘렸다.

방송 말미에는 남궁원, 오현경, 남일우, 권성덕, 김동수, 김수미, 박지아, 송재림 등 2024년 한 해 세상을 떠난 배우들을 추모하는 영상으로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리미 패밀리'로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정현의 7년 전 논란 사과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8년 MBC 드라마 '시간'에 출연한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상대 배우 서현이 팔짱을 끼려고 하자 이를 거부하는가 하면, 촬영장에서도 스킨십 장면을 꺼리는 등 태도 논란이 일었다. 이후 과거 연인이었던 배우 서예지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정현은 이에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다시 못할 줄 알았다. 여러 이유들도 있었고, 스스로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논란을 간접 언급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상을 받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게 응당 해야할 일인데, 개인적으로 진정한 감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라며 "연기를 시작하고 한때 굉장히 못된 행동,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주고 눈살 찌푸리게 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말하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또한 "사죄를 드렸다고 해서 끝이라고 생각 안 한다. 용서를 바라지도 않겠다. 하지만 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시상식의 흥겨운 분위기는 없었지만, 몇몇 재밌는 장면이 포착되기는 했다.

배우 김명수는 의도치 않게 장내에 웃음을 가져왔다. 배우 이영애가 인기상 시상자로 나섰는데, 이를 멍하니 지켜보던 김명수의 얼굴이 화면에 잡힌 것.

그는 멋쩍게 웃었고, 의도치 않은 그의 반응 덕분에 엄숙하던 현장 분위기가 조금을 풀어질 수 있었다.

또한 신현준의 입담도 돋보였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힘들거나 지칠 때 곁에 있어준 수많은 영양제들, 건강보조식품들, 화장품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는 재치 넘치는 수상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하 '2024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대상 : '개소리' 이순재

최우수상 남자 :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

최우수상 여자 :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 '미녀와 순정남' 임수향

미니시리즈 우수상 남자 : '환상연가' 박지훈

미니시리즈 우수상 여자 : '개소리' 연우, '페이스미' 한지현

장편극 우수상 남자 : '다리미 패밀리' 신현준

장편극 우수상 여자 : '다리미 패밀리' 금새록

베스트 커플상 :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임수향,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금새록, '수지맞은 우리' 백성현-함은정,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신현준-김혜은 '개소리' 이순재-아리(소피)-연우

인기상 : '함부로 대해줘' 김명수, '다리미 패밀리' 금새록

일일드라마 우수상 남자 : '수지맞은 우리' 백성현, '피도 눈물도 없이' 오창석

일일드라마 우수상 여자 : '수지맞은 우리' 함은정, '결혼하자 맹꽁아' 박하나

조연상 남자 : '다리미 패밀리' 최태준, '개소리' 김용건

조연상 여자 : '미녀와 순정남' 윤유선

작가상= '다리미 패밀리' 서숙향

드라마스페셜상 : '사관은 논한다' 남다름, '발바닥이 뜨거워서' 오예주

신인상 남자 : '멱살 한번 잡힙시다' 서범준, '결혼하자 맹꽁아' 박상남

신인상 여자 : '환상연가' 홍예지, '미녀와 순정남' 한수아

청소년연기상 남자 : '미녀와 순정남' 문성현

청소년연기상 여자 : '미녀와 순정남' 이설아

사진=KBS<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토트넘 탬워스 양민혁
  • 안세영 말레이시아오픈 우승
  • 페퍼저축은행 현대건설
  • 소노 켐바오 부상
  • 정관장 10연패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