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가 12일부터 2주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다. 매년 1월에 개최되는 이 대회는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그 해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된다. 선수들은 약 2개월간의 짧은 비시즌을 거쳐 몸을 끌어올려 코트에 나선다. 그래서인지 올해 대회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대회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남자 단식에 출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획득하며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4대 메이저 대회에서는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번 정상에 올라 있는 조코비치로서는 이번 호주오픈이 25회 우승을 달성할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조코비치 외에도 1960∼1970년대 활동했던 마거릿 코트(호주)가 여자 단식 24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24승 가운데 10번을 호주오픈에서 기록했으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불참한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생인 조코비치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가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25승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소중하다. 그의 최근 메이저 우승은 2023년 US오픈에서 거둔 성과다.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동갑내기 앤디 머리(영국)를 코치로 선임하여 주목받고 있다. 조코비치는 과거 호주오픈 결승에서 머리와 4차례 대결을 펼쳐 모두 승리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조코비치를 견제할 선수로는 2000년대에 태어난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거론된다. 지난해 이 대회 4강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한 신네르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하며, 알카라스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호주오픈에서만 우승하지 못한 상태다. 만일 알카라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이후 남자 선수로는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여자 단식에서는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가 3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사발렌카가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 3연패를 달성하면 1999년 마르티나 힝기스(은퇴·스위스)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가 시비옹테크(2위·폴란드)는 지난해 도핑으로 1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현재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코 고프(3위·미국)가 사발렌카의 주요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으며,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정친원(5위·중국)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는 한국 선수들이 남녀 단식 예선과 본선에 한 명도 나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2016년 윔블던 이후 약 9년 만의 일로, 한국 테니스의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해 대회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350만 호주 달러(약 31억 7천만 원)이며,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패해도 13만 2천 호주 달러를 지급받는다.
주요 경기는 tvN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사진 = EPA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