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김하성과 쓰임새가 비슷한 FA(자유계약선수) 내야수 글레이버 토레스(28)가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미국 뉴욕 포스트는 28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와 FA 내야수 글레이버 토레스가 1년 1500만 달러(약 221억 25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FA 시장이 개장한 뒤 자신의 입맞에 맞는 '다년계약' 오퍼가 없자 재수를 선택한 셈이다.
남미국가 베네수엘라 출신인 토레스는 김하성과 쓰임새가 비슷한 중앙 내야수다. 지난 2018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해부터 총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 24홈런 77타점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20으로 좋았다. 신인 시즌에 팬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올스타에 뽑힌 것은 물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3위에 오를 만큼 리그에서 인정을 받았다.
토레스의 소포모어 시즌은 더 강렬했다. 그는 전년보다 많은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 38홈런 90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OPS 역시 0.871로 뛰어났다. 또 다시 올스타에 선정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중앙내야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메이저리그 시즌이 3분의 1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부터 커리어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2021년 다시 정상 시즌으로 복귀했지만 토레스는 타율 0.259, 9홈런 51타점에 그치며 더 이상 화려했던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2년 24홈런, 2023년 25홈런을 쏘아 올리며 과거의 영예를 되찾는 것 같았지만 올해 또 다시 15홈런으로 힘을 쓰지 못한 뒤 FA가 됐다. 그리고 '뉴욕 양키스와 재결합은 없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더니 결국 현실이 됐다.
디트로이트가 토레스를 영입함에 따라 포지션이 겹치는 김하성의 차기 행선지 하나가 사라지는 분위기다. 그 동안 미국현지 언론은 디트로이트를 김하성의 새로운 팀으로 꾸준히 언급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선택은 김하성보다 '공격력'이 더 좋은 토레스였다.
토레스와 디트로이트의 계약으로 인해 향후 김하성의 몸 값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졌다. 김하성보다 월등히 빅리그 커리어가 좋은 토레스가 1년 1500만 달러의 오퍼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어깨수술로 인해 내년 시즌 언제쯤 필드에 복귀할 지 모르는 김하성에게 토레스보다 더 많은 액수를 줄 팀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내셔널리그 스카우트는 28일 MHN스포츠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야수는 무조건 공격력이 우선이다. 그래야 연봉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격을 잘하는 선수가 수비도 잘하면 계약시 플러스 요인이 되지만, 공격력이 없는 선수가 수비만 잘하면 절대 주전이 되지 못한다. 그런 경우는 벤치멤버나 유틸리티맨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7년차가 된 토레스는 그 동안 한 시즌 20+ 홈런을 4번이나 달성했다. 2019년에는 커리어하이 38홈런도 쳤다. 통산 138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에 비해 올해로 메이저리그 4년차가 된 김하성은 단 한 번도 시즌 20홈런을 친 적이 없다. 커리어하이는 지난해 기록한 17홈런이다. 통산 홈런도 47개에 그치고 있다. 이런 그가 토레스보다 높은 연봉을 요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 줄 팀은 없다고 보는 게 현실적일 것이다.
사진=MHN스포츠, 뉴욕 양키스 구단 홍보팀 제공<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