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블데드', 이 여름 '워터밤' 말고 '블러드 밤'[리뷰S]

입력
2024.07.11 18:30
 뮤지컬 이블데드 포스터. 제공| 주식회사 랑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여름 무더위를 날릴 뮤지컬 '이블데드'가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B급 저예산 공포영화 시리즈로 잘 알려진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 영화 '이블데드' 시리즈 중 1, 2편을 뮤지컬 무대로 옮긴 것이다. 무려 6년 만에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이블데드'는 저주받은 숲으로 간 다섯 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다. S마트 직원 애쉬가 여자친구 린다, 여동생 셰럴, 친구 스캇과 그의 여자친구 셀리와 함께 누군가의 오두막에 몰래 들어갔다가 악령을 깨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6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이블데드'는 생동감 넘치는 B급 웃음은 유지하고, 다소 불편할 수 있는 '혐오 개그'는 덜어내면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깔깔극'을 완성했다. 레이몬드 노비 교수의 연구를 기록해놓은 녹음테이프를 재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큰 틀과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펼치는 '디테일 갑(甲)' 애드리브가 만나 속절없이 터지는 무한 웃음을 선사한다.

140분간 펼쳐지는 '이블데드'에서는 배우들의 열연이 무대를 꽉 채운다. 특히 스캇이 3일 전에 꼬신 예쁜 백치미의 여인 셀리와 악령을 불러내는 녹음테이프의 주인인 레이몬드 노비 교수의 딸이자 야망 있는 고고학자이자 애니 1인 2역을 소화하는 안상은의 활약은 압권이다.

'블랙독', '현재는 아름다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 다양한 드라마와 '난쟁이들', '파리넬리', '그 여름, 동물원' 등 다양한 작품에서 진가를 인정받은 안상은은 다채로운 매력을 오가는 두 인물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을 책임진다. 파워풀한 보컬에 섬세한 연기력이 빚어낸 '오감만족' 호연이 관객을 '이블데드' 속 오두막의 세계로 푹 빠져들게 만든다.

애쉬의 여자친구 린다를 연기하는 정다예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애쉬 역의 장지후와 함께 펼치는 '꽁냥꽁냥' 로맨스 신부터 이후 폭주하는 변신까지, 노래, 퍼포먼스, 연기까지 꽉 잡은 빈틈없는 활약이 눈과 귀를 압도한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의 조력자 구성희로 이름과 얼굴을 알린 송나영은 애쉬의 여동생 셰럴 역으로 작은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자랑하며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새로운 프로덕션에서도 함께하는 조권도 스캇 역으로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활약을 보여준다.

'이블데드'는 2막에서 좀비가 된 배우들이 뿌리는 피를 직접 맞을 수 있는 '블러드 밤' 석이 재미 요소다. 관객석 역시 피를 뒤집어쓰며 작품과 하나가 될 수 있는 블러드 밤 석은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관객의 호응도가 높다. 실제로 흰 옷을 입고 와 '피범벅'을 만끽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이블데드'의 또 하나의 재미다.

여름에 물 맞는 '워터밤'이 있다면, 피 맞는 '블러드 밤'도 있다. 무더운 여름, 짜증과 고민을 털어내고 웃고 싶을 때 '이블데드'가 제격이다. 복잡한 스토리 라인도, 머리 아픈 갈등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질주하는 작품을 보고 있다 보면 140분이 14초처럼 짧고 유쾌하게 느껴진다.

'이블데드'는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에서 열린다. 뮤지컬 이블데드. 제공| 주식회사 랑 뮤지컬 이블데드. 제공| 주식회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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