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하늘에서 뜻을 내려줄 거라고 생각해요"
'프로 4승'을 거둔 이미래(하이원리조트)는 소속 팀 타이틀스폰서 투어에 나서며 이렇게 출사표를 밝혔다.
프로 원년 5차 투어를 우승하고 다음 2020-21시즌에 2회 연속 우승 등 총 3승을 수확해 통산 4승을 거둔 뒤 이미래의 호흡은 길어졌다.
슬럼프인 듯 아닌 듯 매번 간발의 차이로 큐를 접어 이미래의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랜 지 벌써 세 시즌째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우승은 2021년 2월 13일. 2020-21시즌 5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수정을 꺾고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투어까지 2년 9개월, 무려 24차례나 되는 출정에서 이미래는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LPBA 투어 정상에서 가장 잘나가던 선수였기에 시름이 더 깊을 수밖에 없지만, 이미래는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팬들의 보내는 끊임없는 격려를 생각하면 이미래는 쓰린 속을 드러낼 수도 없고, 한시도 훈련을 늦출 수도 없기 때문. 이미래는 "지난 시즌까지는 부담감이 진짜 컸는데, 이번 시즌 들어와서는 많이 내려놨다"며 "열심히 했는데 경기가 풀리지 않는 거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대회를 다 우승할 수는 없는 거니까"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인사대천명, 그걸 마음에 새기고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하면 하늘에서 언젠가는 뜻을 내려줄 거다. 다 이유가 있을 거다. 이런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래는 2021-22시즌에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까지 총 8차례 투어에서 최고 성적이 16강에 그치면서 우승권에 다가가지 못했다. 당시 1차와 2차 투어 16강에서 김가영(하나카드)에게 두 번 모두 풀세트에서 패배를 당하면서 내리막이 시작됐다.
첫 승부에서는 3세트에서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하고도 8:9로 역전패를 당했고, 3개월 만에 다시 16강에서 맞붙어 이번에는 6:9로 졌다. 두 번째 김가영과의 승부는 당시 소속 팀이었던 'TS샴푸'의 타이틀스폰서 대회였다.
이후 강원도 태백에서 열렸던 5차 투어 16강에서 임경진에게 또 한 번 8:9의 1점 차 분패를 당한 이미래는 마지막 월드챔피언십 16강에서는 이우경(에스와이)에게 0-3으로 발목을 잡혔다. 그러나 이미래는 계속 무너지지 않았다.
다음 2022-23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결승까지 올라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와 패권을 다툰 것. 오랜만에 결승 복귀전이어서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지는 그때의 명승부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이미래는 펄펄 나는 스롱에게 1-3으로 끌려가다가 5세트 패배까지 단 2점을 남겨두고 기사회생해 3-3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마지막 7세트에서 스롱의 끝내기 6점타가 나와 4:9로 패했지만, LPBA 투어의 전성기의 시작을 알리는 승부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다시 소속 팀의 타이틀스폰서 대회였던 3차 투어 'TS샴푸-푸라닭 챔피언십'에서 이미래는 8강에 진출했고, 김보미(NH농협카드)에게 2-0으로 앞서다가 2-3의 통한의 역전패를 당해 아쉽게 큐를 접었다.
이미래는 월드챔피언십 16강전에서도 임정숙(크라운해태)에게 2-1에서 4세트를 10:9로 앞서 승리를 일보 앞에 두고 역전을 허용해 2-3의 분패를 당했다.
이처럼 이미래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아쉬운 승부가 많았다. 누구보다도 꾸준하게 활약하고 성적을 냈지만,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실망도 그만큼 커졌다.
그래도 이미래는 지치지 않고 계속 앞을 향했다. 이번 2023-24시즌에 이미래는 개막전에서 8강,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준결승에 올라갔다.
어느 시즌보다도 치열해진 LPBA 투어가 부활을 노리는 이미래에게 더 큰 노력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미래는 그에 맞춰 점점 실력을 쌓아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강동궁 선수에게 원포인트식으로 배우고 주변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좋아지고 있다. 2차 투어가 사실 엄청나게 기대됐는데, 1회전(64강)에서 탈락해서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PBA 룰 자체가 익사이팅하고 전개가 빨라서 예상밖의 결과가 나오는 승부가 많다. 선수들 실력도 점점 더 올라오고 있고, 이제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수 자체를 하면 안 되는 승부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점점 실력차가 줄어들는 상황에서 64강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예선(PQ, PPQ) 두 경기를 거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먼저 당구대에 적응을 하는 부분이 변수가 된다. 64강전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경기"라며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고,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래의 우승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도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는 데도 그럼에도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동이고, 감사드린다. 언젠가는 꼭 보답할 거니깐 그 순간이 오면 같이 기뻐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소속팀 하이원리조트의 타이틀스폰서 투어여서 부담이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더 멋진 승부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미래는 23일 오후 5시 15분에 이올리비아와 하윤정의 PQ 경기 승자와 이번 7차 투어 첫 경기를 치른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저작권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