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우리금융캐피탈)는 큰 대회에서 또 한번 위기를 딛었다.
스롱은 지난 13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5 조별리그에서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스롱은 그간 출전한 '왕중왕전' 월드챔피언십 모든 경기에서 본선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스롱은 지난 2020년, 20-21시즌 말미인 5차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LPBA에 데뷔했다. 그해 처음 열린 월드챔피언십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직후 21-22시즌부터 이어진 월드챔피언십부터 모두 참가했다. 첫 참가에서는 곧바로 결승까지 오르며 김가영(하나카드)과 강력한 맞적수 체제를 구축했다.


21-22시즌에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22-23시즌에는 설욕하며 정상에 올랐다.
스롱 피아비의 월드챔피언십사(史)는 드라마틱하다. 월드챔피언십 32강전은 조별리그로 치러진다. 조1, 2위에게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조별리그 전승을 거두며 순수 자력으로 상위 라운드에 조기 진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지는 색다른 재미도 있다.
흥미롭게도 스롱은 한번도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제대로 이겨본 적이 없다. 첫 출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2022 경기에서는 정보라에게 세트스코어 1-2로 패하며 적신호를 켜고 시작했다. 이어 백민주(크라운해태)에게도 1-2로 덜미를 잡혔다.

백민주, 스롱, 임경진, 정보라가 한 조였던 첫 경기 당시, 백민주(3승)를 제외하고 스롱-임경진-정보라가 모두 나란히 1승 2패에 세트득실도 -1로 동일했다. 스롱은 이 가운데 극적으로 애버리지 1.000을 기록하며 조2위로 살아나왔다. 그리고 16강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며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조1위로 올라와 우승까지 차지했던 2023년 대회도 마찬가지다. 임경진, 정은영, 윤경남과 한 조를 이뤘던 스롱은 첫 경기부터 정은영에게 세트스코어 1-2로 패배하며 출발했다. 이후 윤경남, 임경진을 모두 2-1로 돌려세웠다. 재밌는 사실은 이때도 전패한 윤경남을 제외하고 스롱, 임경진, 정은영 세 명이 2승1패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세트득실도 1로 동일한 가운데 스롱은 또 최고 애버리지(0.813)로 살아나왔다. 당시 조2위 임경진이 애버리지 0.800을 기록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근소 차였다.


월드챔피언십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스롱은 23-24시즌부터 조금씩 주춤하기 시작했다. 2024년도 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도 첫 경기는 패배로 시작했다. 신예 한지은(에스와이)을 만나서 세트점수 1-2로 내주고 출발했다. 이후 오수정과 정은영을 모두 잡고 16강에 올랐지만 김가영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올해 열린 대회까지 스롱의 '첫 판 수난사'는 이어졌다. 스롱은 이번 경기 D조 정수빈(NH농협카드), 히가시우치 나쓰미(일본),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과 이름을 함께 담았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루키 정수빈에게 세트스코어 0-2로 완패하며 출발했다.
월드챔피언십 첫 경기 무득세트 완패는 스롱 피아비가 프로에 입문한 이래 처음 있는 기록이다.
스롱은 이후 집중력을 가다듬고 히가시우치와 김민영을 모두 잡고 2승 1패, 조2위로 16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스롱의 세트제 16강 상대는 또 다시 정수빈이다. 14일 오후 7시에 경기를 앞두고 있다. 정수빈과의 시즌 상대전적은 2승 1패로 스롱이 근소하게 한 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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