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 돈치치를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해 댈러스 매버릭스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는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
팀의 미래를 다른 팀으로 넘겨버린 그가 또 한 명의 선수로 인해 또 한 번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쿠엔틴 그라임스(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다.
필라델피아는 20일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의 페이컴 센터에서 열린 2024~2025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100-133, 33점차 대패를 당했다. 2연패에 빠진 필라델피아는 23승46패로 브루클린 네츠와 함께 동부콘퍼런스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에이스인 샤이 길저스-알렉산더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기에 더욱 쓰라린 참패였다.
하지만 그 패배 속에서도 홀로 빛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그라임스였다. 그라임스는 이날 3점슛 3개 포함 28점을 몰아치며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다.
공교롭게도, 그라임스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댈러스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다.
댈러스는 지난달 2일 레이커스와 돈치치와 앤서니 데이비스를 바꾸는 ‘역사적 트레이드’를 단행한 뒤 이틀 후 그라임스와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묶어 필라델피아에 주고 베테랑 케일럽 마틴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클리퍼스에 지명됐으나 곧바로 뉴욕 닉스로 트레이드돼 거기서 NBA에 데뷔한 그라임스는 2023~2024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댈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라임스는 댈러스에서 평균 10.2점·3.8리바운드·2.1어시스트에 3점슛 성공률 39.8%를 기록, 쏠쏠한 3&D 자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후 FA가 되는 그라임스를 댈러스는 잡을 생각이 없었다. 이에 나이가 좀더 많지만, 비슷한 유형에 연봉도 저렴하고 계약도 2027~2028시즌까지 묶여있는 마틴을 데려오는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 역시 현재까지 해리슨 단장의 치명적인 실책이었다는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그라임스는 필라델피아 이적 후 18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21.8점·5.3리바운드·3.9어시스트로 댈러스 시절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점슛 성공률도 39.5%로 여전히 좋고 야투 성공률이 50.7%에 달한다. 3월 들어서는 평균 28.5점으로 더욱 뜨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린 것이 지난 2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이었다. 지미 버틀러를 제외한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나선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그라임스는 3점슛 6개 포함 44점을 몰아치며 필라델피아의 126-119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8일 휴스턴 로키츠전 활약도 대단했다. 이날 필라델피아는 휴스턴과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137-144로 패했는데, 그라임스는 43분을 뛰며 3점슛 8개 포함 46점·13리바운드를 기록해 서부콘퍼런스 2위 휴스턴을 고전시켰다. 올 시즌 서부콘퍼런스에서 3번째로 실점이 적은 휴스턴이 상대였기에 그라임스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이런 그라임스를 주고 댈러스가 데려온 마틴은 이적 후 평균 4.6점에 그치고 있다. 향후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댈러스의 막심한 손해다.
댈러스는 현재 시즌 아웃된 카이리 어빙을 포함해 다수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 선발 라인업을 꾸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치치와 그라임스를 트레이드해 기둥뿌리를 뽑아낸 해리슨 단장의 선택은 그 어떤 핑계를 대도 옹호하기가 힘들다. 돈치치와 그라임스의 활약이 이어질수록, 수뇌부를 향한 댈러스 팬들의 분노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