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역대급 실수를 저지르고 사과한 명장, 그리고 이를 용서한 에이스

입력
2024.11.14 07:27


[점프볼=이규빈 기자] NBA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역대급 사건이 일어났다.

마이애미 히트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리틀시저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NBA 정규시즌이자 인-시즌 에미레이트 컵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의 경기에서 121-123으로 패배했다.

마이애미 입장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 마이애미는 경기 초반부터 디트로이트에게 밀렸고, 이는 4쿼터 막판까지 지속됐다. 4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디트로이트가 9점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그때 영웅이 등장했다.

타일러 히로가 어려운 난이도의 3점슛을 연속으로 3개 성공하며 단숨에 동점을 만든 것이다. 히로의 엄청난 활약으로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점수를 주고받은 양 팀은 모두 승리의 기회가 있었다. 먼저 마이애미가 승기를 잡았다. 동점 상황에서 종료 1.7초를 남기고 이번에도 히로가 멋진 일대일 공격으로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121-119, 종료 1.7초를 남기고 마이애미가 앞서나갔다. 이때 사실상 마이애미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작전타임 이후 디트로이트가 완벽한 패턴 플레이로 덩크슛에 성공한 것이다. 종료 1초를 남기고 121-121이 됐다. 여기서 역대급 사건이 발생했다. 마이애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작전타임 요청을 위해 코트에 난입한 것. 문제는 마이애미는 이미 작전타임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NBA 규정상 작전타임이 없는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요청하면 테크니컬 파울이 선언된다. 그리고 공격권도 상대방에게 넘어간다.

즉, 120-120 동점 상황에서 공격에 성공한 디트로이트가 자유투를 획득한 것이다. 말릭 비즐리가 자유투를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심지어 공격권도 디트로이트에게 넘어갔다. 이렇게 경기는 충격적인 결말로 끝나게 됐다.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작전타임 요청만 하지 않았다면 최소 2차 연장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이애미 입장에서 타격이 큰 패배다. 이날 히로가 40점 8어시스트라는 역대급 활약으로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연장전 분위기도 마이애미의 흐름이었다. 설사 2차 연장전에 가더라도 마이애미의 승리가 유력한 순간이었다.

하필 NBA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는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실수라는 것이 너무나 뼈아프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지나치게 감정적이었다. 내 자신이 부끄럽다. 나는 NBA에서 17년차인 사람이다"라며 자기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날 역대급 활약을 펼쳤던 히로는 "스포엘스트라는 역대 최고의 감독이다. 훌륭한 선수도 실수를 한다. 우리는 그를 믿고 끝까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훈훈한 인터뷰다. 냉정히 이날 경기는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히로 입장에서 자신의 엄청난 활약이 무위로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감독을 존중했다. 왜 마이애미가 꾸준한 강팀이고,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얼마나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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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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