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FA컵 탈락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태연했다. 이 패배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뻔뻔한 태도를 드러냈다.
토트넘 홋스퍼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FA컵 4라운드(32강)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불과 4일 전인 7일 리버풀에 0-4로 대패하며 카라바오컵에서 탈락한 토트넘은 FA컵 경쟁에서마저 하차하며 최근 4일간 두 개 대회에서 탈락했다. 이제 토트넘에게 이번 시즌 남은 우승 기회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뿐이다.
이에 따라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아스톤 빌라는 빠르게 선제골을 기록했다. 킥오프 후 58초 만에 제이콥 램지의 왼발 슈팅이 토트넘 골키퍼 안톤 킨스키의 손을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토트넘의 중원은 활짝 열렸다. 모건 로저스는 이 공간을 공략해 파고들어 램지에게 어시스트를 제공했다.
이후 토트넘은 만회골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지만, 후반 20분 로저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빌라가 2-0으로 앞서갔다.
그대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새롭게 영입한 마티스 텔이 한 골을 만회하며 한 골 따라붙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끝내 동점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FA컵에서도 탈락하고 말았다.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 역시 이날 경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답지 않게 명백한 득점 찬스 마저 놓쳤다.
전반 23분 손흥민은 오른쪽에서 날라오는 마이키 무어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지만, 그대로 밀어넣은 오른발 슈팅이 힘없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며 막혔다.

또 다시 시즌을 무관으로 끝낼 확률이 높아진 토트넘이다. 이에 따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경질될 확률이 높은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묻는 질문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이제 몇 주간의 시간이 있으며, 심지어 주중에는 경기가 없다. 이 선수들은 지난 두 달 반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헌신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들에게 더 많은 찬사를 보내야 한다"며 "이들은 11월부터 매주 두 경기를 소화했다. 이제 조금 회복할 기회를 얻었고, 몇몇 선수들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시즌을 강하게 마무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컵 대회 탈락으로 주중 경기가 줄어드는 향후 일정을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유로파리그가 유일한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러한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우리의 목표는 유효하다. 유럽 대회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좋은 위치에 있다. 앞으로 2주 동안 몇몇 선수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주전급 11명이 빠진 상태였다. 어떤 팀이라도 주전 11명을 잃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두 달 반 동안 이런 상태로 버텨왔다. 하지만 선수들이 돌아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선수단 부상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변명을 내놓았다.

그는 또한 선수들의 헌신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비판받는 것은 괜찮지만, 이 선수들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리는 불과 3일 전 잉글랜드 최고의 팀과 싸웠고, 그 전에 일요일에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또 그 전에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렀다. 똑같은 선수들이 계속 경기에 나섰다. 로테이션이 없었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같은 선수들이 목요일, 일요일을 반복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누군가 이 팀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더 이상 설명할 방법이 없다. 우리는 2개월 반 동안 17세, 18세의 어린 선수들과 경험 많은 선수들을 쉴 틈 없이 출전시켜왔다"며 선수들을 비판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에게 남은 대회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뿐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유로파리그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되는 상황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대로, 컵 대회 탈락은 곧 수월한 일정을 뜻하기도 한다. 부상 문제를 겪고 있는 토트넘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일정이 다소 여유로워진다면 후반기 상승세를 다시 노려볼 수도 있다.
과연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반등하며 토트넘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번 시즌도 실망스럽게 마무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