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10년 동행을 이어간다.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한 시즌 더 토트넘에 남게됐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유럽 명문 구단들과 연결됐지만 선택은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 계약 기간을 2026년 여름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흥민을 자유계약대상자(FA)로 영입하려던 여러 구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토트넘은 팀의 상징적인 선수를 계속 붙잡아두게 되었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로써 그의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 유효하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클럽에 합류한 이후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았으며, 토트넘 홋스퍼의 현대 축구 역사에서 위대한 선수로 남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2021년 4년+1년 옵션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공식적인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올해에 연장 옵션이 발동되지 않는다면 이적료 0원에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이 손흥민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토트넘이 1월 1일이 되자마자 발표하지 않았던 건 손흥민의 FA 신분 가능성과 관련된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최근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조치로 보인다. 손흥민은 "토트넘은 어린시절부터 내가 꿈꾸던 팀"이라며 이번 연장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팀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축구의 강호들이 손흥민을 노린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지만, 토트넘의 1년 연장 옵션 발동으로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재정적 문제로 이적료를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흥민을 FA로 영입하려 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10월부터 손흥민과의 2년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새해 들어 영국 언론까지 이를 확인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더 선'은 "바르셀로나는 재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FA 선수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며 손흥민을 포함한 네 명의 선수를 타깃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 역시 손흥민 관계자가 바르셀로나에 직접 역제안을 했다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토트넘의 공식 발표로 이러한 시도는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손흥민의 1년 연장은 단순히 팀 잔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한 클럽에서 가장 오래 뛴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8월 28일 토트넘에 합류한 그는 9년 4개월 11일 동안 한 팀에서 활약하며 이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는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9년 4개월 9일)로, 더 브라위너가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손흥민의 기록은 더 확고해질 전망이다.
토트넘은 발표문에서 손흥민의 업적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그의 가치를 강조했다. 구단은 "손흥민은 431경기에 출전해 169골을 기록했다. 이는 클럽 역사상 네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1~2022시즌 23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점도 언급했다.
특히 손흥민이 2019년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첫 골을 기록하고,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첫 챔피언스리그 골을 터뜨린 점은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으로 평가받는다. 번리전에서의 80야드 단독 드리블 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선수로서 첫 푸스카스상 수상자라는 영광도 누렸다.
손흥민의 잔류는 토트넘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 행사로 인해 일부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그가 10년 동안 팀에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이 다년 계약 대신 단기 연장으로 응답한 점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우승컵을 안겨주고 싶다"며 목표를 명확히 했다. 현재 손흥민은 2023년 8월 팀 주장으로 선임되어 팀 내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올시즌 목표로 우승을 말한 적이 있다.
이번 1년 연장은 손흥민과 토트넘의 특별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0대에 접어든 만큼 다년 계약은 아니지만 손흥민이 여전히 팀의 핵심 선수라는 걸 증명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든 이들이 꿈꾸는 팀이다. 10년 동안 헌신했고 좋은 기억만 있다. 이제 내가 무언가 보답해야 할 때"이라고 강조하며 헌신과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 토트넘 재계약 소감]
토트넘과 재계약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클럽을 사랑하고, 이곳에서 보낸 약 10년이라는 시간을 사랑합니다. 토트넘과 함께 또 시즌을 보낼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이제는 토트넘에 뭔가를 돌려줘야 합니다.
주장이 되면 막중한 책임이 따릅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든 이들이 꿈꾸는 클럽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클럽이죠. 주장이 되는 순간, 더 많은 책임이 따라옵니다. 늘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리더가 되어야 하며 항상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매우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합니다. 전 항상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를 생각합니다.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오면, 다시 도약할 시간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올라가야 할 시간입니다. 힘든 시간을 보낸 뒤에는 항상 좋은 시기가 찾아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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