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과 현재 계약 기간을 1년 늘릴 거라는 주장을 유력 매체가 다시 하고 났다.
손흥민, 그리고 그보다 한 살 더 많은 수비수 벤 데이비스 모두 1년 연장 옵션을 갖고 있는데 토트넘이 이를 발동할 것이라고 한 번 더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스포츠 콘텐츠를 공급하는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이 26일 이를 보도했다.
'디 애슬레틱'은 새해 1월에 시작되는 토트넘의 겨울이적시장을 전망하면서 손흥민과 데이비스의 옵션 활성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데이비스 역시 자신들의 계약 마지막 6개월에 돌입하지만, 토트넘은 두 선수 모두에게 1년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생애 3번째 계약을 4년 기간으로 체결했다.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4월부터 현 계약에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계약기간 1년 연장 옵션이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와 토트넘의 계약기간은 3년인데 1년 연장이 가능하다.
매체는 토트넘의 전체적인 1월 보강 계획도 알렸다. 토트넘은 현재 수비진이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전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를 비롯해 센터백 콤비 미키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그리고 둘의 백업인 데이비스까지 모두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22세 라두 드라구신과 어린 선수들과 센터백 콤비를 꾸린다. 이 여파는 토트넘 경기력에 확실히 미치고 있어 지난 23일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3-6으로 참패했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이 공격진도 보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 스리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며 "토트넘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독일 전 국가대표 티모 베르너에 대한 감정을 확실히 전달했다"고 했다. 임대생 베르너를 조기 퇴출하고 새 윙어 혹은 공격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뜻이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벤치로 밀린 프랑스 국가대표 랑달 콜로-무아니가 토트넘에 입성할 후보로 꼽힌다.
손흥민은 33살이 되는 내년이 축구인생 마지막 승부를 띄울 좋은 시기인데 토트넘이 계약기간을 1년 더 늘리게 되면 새 팀 찾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30대 축구 선수에겐 1년 1년이 다르다. 34살이 되면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8개월 넘게 나오는 이야기가 또 나왔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재 계약을 1년 연장, 그를 2026년 6월까지 붙잡아둘 거라는 소식이 연말에 계속 불거지는 것이다.
디 애슬레틱에 앞서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가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발언을 빌어 지난 23일 토트넘의 손흥민 계약 1년 연장 계획이 살아 있고 곧 실행될 것임을 알렸다.
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손흥민은 내년 1월1일부터 전세계 모든 구단과 다음 시즌 이적료 없는 이적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보스만 룰을 적용받도록 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게 디 애슬레틱을 비롯한 유력 매체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이적시장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로마노는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길게 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다. 공식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라며 이미 토트넘 내부에선 손흥민을 다음 시즌에 잃어버릴 일은 없는 상황임을 알렸다.
이달 초 영국 '더 스탠더드'는 색다른 시각을 내놨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토트넘이 제시한 재계약안을 손흥민이 미뤄두는 것으로 해석했다. "손흥민이 계속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일 수 있다. 손흥민은 누누히 토트넘과의 동행이 우선 순위임을 밝혀왔다.
토트넘이 올해 안에 연장 옵션 행사를 발표하면 손흥민은 보스만 룰 적용을 받지 못한다.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 라리가 빅클럽 러브콜을 계속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이적료 없는 이적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지난 21일 "손흥민은 지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협상이 교착 상태다. 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결심한다면 라리가에서 활약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손흥민 대리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밀 접촉했다고 주장했던 피차헤스도 거들었다. 매체는 20일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며 "그 스타는 손흥민이다. 내년 6월 토트넘과 결별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2일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점 41을 기록,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라리가 1위에 등극한 팀이다.
FC바르셀로나 이적설도 있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21일 "한지 플리크 바르셀나 감독이 두 명의 선수에 대한 자유계약 영입을 요청했다"며 "한 명은 키미히, 다른 한 명은 놀랍게도 손흥민"이라고 했다.
두 팀 외에 독일 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도 손흥민 영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갈라타사라이만 이적료 지불 의향이 있고 다른 구단들은 손흥민이 자유계약으로 풀려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세다.
하지만 토트넘은 재계약 협상 시간 버는 것은 물론, 손흥민을 그냥 내주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 1년 연장을 추진한다는 게 영국 언론의 해석이다.
다만 바르셀로나 구단 같은 경우는 손흥민을 FA 신분으로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토트넘은 10년 전인 2015년 8월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을 이적료 400억원 주고 데려왔다. 손흥민은 어느 덧 33살을 바라보고 있지만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575억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물론 내년 33살이 되는 손흥민을 생각하면 575억원 이적료를 지불할 팀은 없지만 토트넘은 적어도 수백억원의 수입을 챙길 수 있는 '손흥민 현금화'를 계속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같은 경우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통 큰 이적료를 토트넘에 지불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토트넘은 함박웃음을 짓게 된다.
2026년에 토트넘과 계약을 마치면 34살이 되면서 영입 가치가 떨어지는 손흥민의 운명이 세계 축구 이적시장의 뜨거운 화두다.
다만 손흥민은 최근 들어 거취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사양하는 상황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