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손흥민 형'이라 부르고 싶다…경쟁력? 내가 더 날렵해"→토트넘 합류 위해 출국 [현장인터뷰]

입력
2024.12.16 13:15
수정
2024.12.16 13:15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지난여름 6년 계약을 체결한 양민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토트넘 합류하고자 출국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사인 뒤 6개월간 친정팀 강원FC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K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노동허가를 받는대로 내년 1월 토트넘에서의 데뷔를 노린다. 1월12일 FA컵 64강전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 출격이 예상된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현기 기자) "더 배우고 친해지면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드디어 영국으로 떠났다. 지난여름 손홍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18세 '고등 윙어' 양민혁이 새 소속팀에 합류하기 위해 출국했다.

양민혁의 얼굴엔 기대와 긴장이 교차했다.

아직은 어려운 대선배 손흥민 관련 질문이 나올 땐 있는 그대로, 아직은 어려운 사이임을 시인했고 곧 친해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행 비행기를 탄 양민혁은 출국 직전 취재진과 만나 "설렘 반, 기대 반"이라며 "새벽에 토트넘 경기를 보고 오느라 잠을 잘 못잤다"고 말했다.

출국 직전 예습을 단단히 한 셈이다.

마침 양민혁이 출국하는 날 토트넘은 공식전 5경기 무승 징크스를 깨고 기분 좋은 대승을 올렸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지난여름 6년 계약을 체결한 양민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토트넘 합류하고자 출국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사인 뒤 6개월간 친정팀 강원FC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K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노동허가를 받는대로 내년 1월 토트넘에서의 데뷔를 노린다. 1월12일 FA컵 64강전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 출격이 예상된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토트넘은 이날 열린 승격팀 사우샘프턴과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과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이 전반전 45분을 뛰면서도 1골 2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양민혁이 손흥민 외에 '호흡하고 싶은 선수'로 찍은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제임스 매디슨은 멀티골을 폭발했다.

2006년생인 양민혁은 14살 차이 나는 '대선배' 손흥민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토트넘은 지난 7월 말 내한 경기를 위해 서울에 왔을 때 양민혁과 6년 계약 체결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양민혁은 전 소속팀 강원과 6개월 임대 신분으로 2024시즌 마지막까지 뛰었다. 최종전까지 골을 넣는 등 토트넘에 당장 합류해도 경기 감각, 골 본능은 문제 없음을 알린 것이다.

이후 양민혁은 지난 9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손흥민과 재회했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지난여름 6년 계약을 체결한 양민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토트넘 합류하고자 출국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사인 뒤 6개월간 친정팀 강원FC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K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노동허가를 받는대로 내년 1월 토트넘에서의 데뷔를 노린다. 1월12일 FA컵 64강전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 출격이 예상된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지난 9월 A매치 소집 이후로 손흥민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는 양민혁은 손흥민 '선수'를 '형'이라고 부를 날도 고대했다.

양민혁은 "아직 손흥민 선수와 많이 만나보지도 못했고, '형'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가서 좀 더 얘기를 나누고 친해진 후에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한국 축구 '레전드'인 손흥민과 함께 뛰는 모습도 상상했다는 양민혁은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 얼른 빨리 가서 내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뛰고 싶다"며 "형한테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 테니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런던 도착 전 손흥민에게 영상 편지도 남겼다.

다만 손흥민이 양민혁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손흥민 입장에서 포지션이 같은 양민혁은 향후 자리 다툼을 할 수 있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가을 한 동영상채널을 통해 양민혁에 대해 토트넘 생활에 대한 적응은 돕겠지만 자신의 자리는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경쟁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선수가 돼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지난여름 6년 계약을 체결한 양민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토트넘 합류하고자 출국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사인 뒤 6개월간 친정팀 강원FC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K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노동허가를 받는대로 내년 1월 토트넘에서의 데뷔를 노린다. 1월12일 FA컵 64강전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 출격이 예상된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당시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북런던에서의 삶과 문화 등에 대해 조언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며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피지컬,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게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고 직설적인 답변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민혁은 손흥민 외에도 토트넘에 즐비한 윙어들과 경쟁을 뚫어야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토트넘엔 현재 손흥민 말고도 브레넌 존슨, 마이키 무어, 윌송 오도베르, 티모 베르너 등을 측면 자원으로 두고 있다. 데얀 쿨루세브스키, 히샬리송도 측면에서 뛸 수 있다. 양민혁이 당장은 경기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양민혁은 자신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며 생존 의지를 불태웠다.

최근 토트넘에서 골 감각이 좋은 존슨 등과의 비교에 대해선 "내가 좀 더 작고 날렵하다고 생각한다. 순간 스피드에도 좀 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지난여름 6년 계약을 체결한 양민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토트넘 합류하고자 출국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사인 뒤 6개월간 친정팀 강원FC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K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노동허가를 받는대로 내년 1월 토트넘에서의 데뷔를 노린다. 1월12일 FA컵 64강전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 출격이 예상된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양민혁은 당장은 토트넘 구단에 들어가 컨디셔닝에 주력한다. 고교 3학년 신분으로 올해 K리그1에 데뷔한 그는 38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 받은 것은 물론 MVP 최종 후보 3명에도 등록됐다.

생각하지도 못 했던 프로 첫 시즌을 전 경기 소화로 마친 만큼 지친 몸을 끌어올리고 부상을 철저히 장비해야 오는 5월 말까지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런던에 처음 간다"는 양민혁은 "부상 없이 시즌 절반을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출전하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게 목표다. 숫자는 설정하지 않았다"며 이른 시간 내 출전은 물론 골 혹은 도움 올리고 싶은 바람을 공개했다.

강원에서 쓴 등번호 47번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나도 47번을 원하긴 했지만, 토트넘에 이미 47번 선수가 있더라. 47번은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고 들어가서 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지난여름 6년 계약을 체결한 양민혁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토트넘 합류하고자 출국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사인 뒤 6개월간 친정팀 강원FC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K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노동허가를 받는대로 내년 1월 토트넘에서의 데뷔를 노린다. 1월12일 FA컵 64강전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 출격이 예상된다. 양민혁은 손흥민과 지난 7월 토트넘 내한 경기 때 함께 뛴 적이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양민혁은 영국에 도착하는 즉시 노동허가(워크퍼밋) 준비에 들어가 겨울이적시장이 열리는 1월 초 취업비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현재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는 물론, 리그컵, FA컵에 모두 생존한 상태라 양민혁에게도 이른 시간 출전 기회가 돌아갈 확률이 높다.

특히 새해 1월12일 오후9시30분에 열리는 FA컵 64강 탬워스(5부)와의 원정 경기가 양민혁 데뷔 무대로 꼽힌다. 상대팀이 6부에서 이번 시즌 5부에 승격한 세미프로 구단이어서 양민혁이 부담 없이 뛰기에 좋다는 평가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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