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등 亞선수 인종차별 신고 277건→327건 급증..."팬들도 매주 인종차별 당해"[英BBC]
- 입력
- 2024.11.21 09:07
- 수정
- 2024.11.21 09:09
| <저작권자(c) Reuters/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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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손흥민을 향해 벤탄쿠르가 한 차별적 발언에 대해 FA가 7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 가운데 영국 공영 매체 BBC는 21일(한국시각)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프리미어리그 현장의 인종차별 사례를 집중조명하고, 인종차별 케이스가 매년 증가하는 작금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BBC는 '반인종차별 자선단체인 킥인아웃(KIO)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과 이에 대한 신고가 모두 증가했다"며 통계 자료를 공개했다.
2023~2024시즌에 경기장, 온라인에서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적 학대 행위에 대한 신고는 총 395건으로 2022~2023시즌 277건보다 무려 118건 증가했다. 지난 시즌 특정선수를 겨냥한 인종차별 신고 중 55%는 동아시아 선수를 겨냥한 것으로, 지난 5시즌간 KIO에 접수된 937건의 선수별 인종차별 신고중 327건(35%)가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선수 7명을 대상으로 한 신고였다.
새뮤얼 오카포르 킥잇아웃 CEO는 "이러한 유형의 인종차별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신고는 축구 팬들이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축구계가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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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동아시아 선수는 한국의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턴), 일본의 미토마 카우로(브라이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카마다 다이치(크리스탈팰리스), 스가와라 유키나리(사우스햄턴) 등이라고 밝힌 후 지난 10월 마르코 쿠르토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울버햄턴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한 혐의로 FIFA로부터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부분을 언급했다.
하지만 월드클래스 실력과 폭발적인 인기만큼 가장 자주 타깃이 된 건 역시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었다. BBC는 '손흥민은 2015년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후 수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다. 가장 최근에는 노팅엄 포레스트 서포터가 전경기장 출입이 금지되는 징계를 받았다'면서 '2019~2023년 맨유, 첼시, 크리스탈팰리스, 웨스트햄 팬들 사이에서 유사한 사건이 공개적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관련 징계와 관련해 토트넘 내부 반응도 상세히 소개했다. 토트넘 구단은 "우리는 FA 독립규제위원회의 유죄판결을 받아들이지만 그에 대한 제재는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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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절친이자 웨일스 국가대표인 수비수 벤 데이비스는 이번 징계와 관련 "토트넘의 한 그룹이자 팀으로서 우리는 선을 긋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이런 종류의 일들을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벤탄쿠르가 큰 실수를 저질렀고 벌을 받아야 한다"고 FA 징계를 수용했다.
BBC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아시아계 선수들뿐 아니라 아시아 팬들에게도 인종차별은 일상이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프리미어리그 동영상 콘텐츠 중국인 제작자 케빈 위안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매주 이런 일을 겪는다. 잔인할 정도로 솔직히 매주 이런 일을 겪는다"고 말했다. 유명선수들뿐 아니라 동아시아 출신 축구팬들을 향한 일상적 인종차별을 언급했다. 지난 6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후 웸블리 스타디움 밖에서 레알마드리드 서포터들로부터 인종차별적 폭언을 당한 사실도 공개했다. "여성동료과 함께 축구 콘텐츠를 제작하던 중 중국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적 구호를 들었다. 한 팬에게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우리는 챔피언'이라는 뜻이라고 했지만 다음날 스페인 친구들로부터 매우 인종차별적인 구호였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엄청나게 불쾌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런 폭력적 행위를 당하는 것이 우리 일의 일부인 것같다. 경기 전후 여러 경기장에서 촬영할 때마다 이런 일을 겪는다. 어떤 팀을 응원하든 상관없이 이런 일은 일어난다. 나는 2008년 영국에 와서 매주 경기를 보러다니지만 늘 어울리지 못하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들이 얼마나 우리가 불안한지 이해하고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45년 잉글랜드에서 활약한 최초의 넌화이트(백인이 아닌) 선수 프랭크 수 재단에서 일하는 맥스웰 민 역시 아시아 팬을 무시하는 현지 경향에 대해 지적했다.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고 단정짓기 쉽다. FA시스템과 무관한 레벨에서 뛰고 있다는 생각에 무시하기 쉬운 경향이 있었다"면서 "최근 몇년새 한국, 일본 선수들을 통해 아시아인들이 우리 경기장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단순한 사실도 있을 수 있다"며 인종차별이 급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장을 찾는 새로운 팬들이 많아졌는데 현지에선 이들을 소위 '관광객'으로 분류하거나 축구에 대한 관심이 얕고 깊지 않다고 넘겨 짚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 역시 부정적인 사건들을 겪었지만 축구에 대한 사랑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서 일할 수 있다"면서 "어렸을 때는 맨유의 박지성이 아시아 선수가 될 수 있는 최고 선수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부트를 수상하고 토트넘의 전설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래에 대한 꿈과 긍정적인 기대도 함께 커졌다"며 자부심도 함께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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