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며 위기를 맞았다. 주전 센터백 미키 판더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공격수 히샤를리송 등 주축 선수들의 줄줄이 부상으로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트넘은 EPL 전체 구단 중 부상자가 가장 많은데, 에이스 손흥민의 체력 안배도 과제로 떠올랐다. 1월 이적시장에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다. 브레넌 존슨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끄는 손흥민은 리그 득점 선두권을 유지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잦은 출전으로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히샤를리송과 윌슨 오도베르의 장기 부상에 티모 베르너마저 사타구니 부상과 부진을 겪으며 공격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반 교체 카드를 통한 전술 변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가용 자원 부족으로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17세의 유망주 마이키 무어는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최근 바이러스 감염으로 컨디션이 저하된 상태다. 1월 합류 예정인 양민혁(18·강원) 역시 새로운 환경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진 보강도 시급하다.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는 이번 시즌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1207분)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벤 데이비스가 센터백으로 전환되면서 왼 풀백 포지션의 대체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센터백 포지션에서는 로메로가 발가락을 다쳤고, 판더펜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이탈이 예상된다. 라두 드라구신, 데이비스 등 남은 자원들로는 유로파리그, FA컵까지 포함해 4개 대회를 치르는 이번 시즌을 버텨내기 힘들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골키퍼 포지션에서도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백업으로 프레이저 포스터(36)가 있지만, 여름에 계약이 만료된다. 포스터는 발밑이 좋지 않아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고, 골키퍼부터 빌드업을 시작하는 포스테코글루의 축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구단은 장기적으로 비카리오와 경쟁하면서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젊은 골키퍼 영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월 이적시장에서 영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PL과 유로파리그의 엄격한 스쿼드 규정 때문이다. EPL에서는 25명의 선수 중 최대 17명까지만 외국 선수를 등록할 수 있는데, 토트넘은 현재 14명의 외국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 3명의 추가 영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사이드백 세르히오 레길론의 이적이 성사될 경우 한자리가 더 확보될 수 있어 구단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더 까다로운 것은 유로파리그다. 유럽 무대에서는 클럽 자체 육성 선수를 포함한 자국 선수들의 최소 보유 기준이 있는데, 토트넘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이미 제드 스펜스와 레길론을 명단에서 제외한 상태다. 따라서 1월에 합류할 양민혁을 비롯한 신규 영입 선수들을 유로파리그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의 이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1월 과제는 어렵지만 명확하다. 손흥민이 시즌 후반에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격진에 즉시 전력감을 보강하고, 수비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쿼드 제한 규정을 고려한 섬세한 균형 잡기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