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곧바로 에릭 텐 하흐 감독의 후임을 결정했다. 주인공은 스포르팅 리스본을 지휘 중인 루벤 아모림이다.
맨유는 2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텐 하흐 감독이 물러난다. 2022년에 온 텐 하흐 감독은 2022-23시즌에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엔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트로피를 안겼다. 텐 하흐 감독의 헌신에 감사를 드리고 행운이 따르길 기원한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 수석코치가 임시 감독으로 나선다. 정식 감독이 곧 영입될 예정이다"고 공식발표했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 은퇴 이후 10년 넘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른바 '모반무솔' 이라는 힘든 시기를 겪어왔다. 모예스 감독 시절부터 반 할, 무리뉴, 솔샤르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과거의 영광은 커녕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목표인 팀으로 변화했다.
물론 해당 기간 돈을 아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맨유는 번번이 이적 시장 실패, 라커룸 장악 실패 등의 이유로 리그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다. 이런 상황에 텐 하흐 감독이 부임했다. 아약스 시절 보여줬던 전술적인 역량이 큰 기대감을 모으게 만들었다.
부임 첫 시즌 텐 하흐 감독은 어느 정도 팀에 변화를 가져왔다.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에 이어 리그 3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했고, 텐 하흐 감독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을 차지하며 6년 만에 팀에 트로피를 선사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팬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텐 하흐 감독은 선수단 내 갈등, 답답한 공격 전술과 저조한 성적 등을 거두며 비판을 받았다. 지난 시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PL) 무대에서 8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PL 출범 이후 구단 최악의 성적이다. 맨유는 모예스 감독 시절 7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8위는 처음이다.
잉글랜드 FA컵 우승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리그 성적표만 놓고 본다면 경질설이 도는 이유가 납득이 된다. 새롭게 맨유의 지분을 인수한 짐 랫클리프 경과 이네오스 그룹은 텐 하흐 감독 유임 여부를 오랜 시간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랫클리프 경은 텐 하흐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건넸다. 심지어 재계약까지 체결하며 계약 기간을 늘리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올 시즌 맨유는 최악으로 치닫았다. 개막전 풀럼과의 맞대결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뒀고, 2라운드에서 31세 파비안 휘르첼러 감독에 전술적으로 패했다. 올 시즌 부임한 아르네 슬롯 감독의 리버풀에도 홈에서 0-3으로 패하며 굴욕을 맛봤다.
반전을 이루는 듯했다. 맨유는 사우샘프턴(3-0 승), 잉글랜드 EFL컵 반슬리(7-0 승)를 차례로 격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크리스탈 팰리스(0-0 무), 트벤테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1 무승부로 다시 분위기는 침체됐다. 여기에 홈에서 토트넘 훗스퍼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경질설이 대두됐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맨유는 포르투(3-3 무), 아스톤 빌라(0-0 무)와 비기고, 브렌트포드에 2-1로 승리를 거뒀지만, 페네르바체(1-1무)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지난 주말 웨스트햄을 상대로 1-2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경질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결국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새 감독으로 아모림이 거론됐다. 영국 '디 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맨유는 리스본의 아모림을 새 감독으로 선임하는 계약을 진행 중이다. 맨유는 1,000만 유로(약 150억 원)의 방출 조항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하기 위해 아모림과 접촉했다. 리스본 및 아모림 감독 측과 초기 논의가 진행 중이며, 계약 해지 조항을 포함한 조건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아모림이 맨유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을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국적의 아모림은 1985년생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동갑인 젊은 감독이다. 2017년 벤피카에서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아모림 감독은 카사 피아 AC 감독직을 시작으로 SC 브라가를 거쳐 2020년부터 스포르팅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시즌 도중 부임한 아모림 감독은 첫 시즌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0-21시즌부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냈다. 아모림 감독은 당시 페드로 포로(現 토트넘 훗스퍼), 마테우스 누네스(現 맨체스터 시티), 누누 멘데스(現 PSG), 누누 산투스, 곤살루 이나시우, 페드로 곤살베스(이상 스포르팅) 등을 영입 및 발굴하며 새롭게 팀을 꾸렸다.
19년 만에 스포르팅에 리그 우승을 안겼다. 당시 스포르팅은 잔여 경기를 2경기 남겨 둔 상황에 무패를 기록했지만, 33라운드에서 아쉽게 패하며 1패를 안은 채 우승에 성공했다. 이후 2위, 4위, 그리고 지난 시즌에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주가를 높였다.
특히 올 시즌 퍼포먼스가 압도적이다. 스포르팅은 리그 9경기를 치러 9전 전승, 30득점 2실점이라는 성적을 내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2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며 패배를 잊었다.
곧바로 맨유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사무엘 럭허스트 기자는 "아모림 감독은 맨유 감독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제 스포르팅과 보상금 합의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사이먼 스톤 기자도 "맨유는 아모림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아모림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