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선발 출전, 68분을 소화한 가운데 그의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이 4골을 터트리는 등 시종일관 상대를 몰아붙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무려 9골이 터진 대승이었다.
벨기에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1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2024-2025 UCL 리그 페이즈 1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초반 3-2로 쭃기기도 했으나 이후 6골을 추가하며 9-2 대승을 거뒀다.
지난 2019-2020시즌 이 대회 우승팀인 뮌헨은 이번 시즌 통산 7번째 UCL 우승에 도전한다. 특히 이번 시즌엔 결승전 단판 승부가 뮌헨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기도 돼 있어 뮌헨의 결승 진출 및 우승 욕심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런 의욕을 첫 판에 잘 드러냈다. 뮌헨은 크로아티아 1부리그 25회 우승을 자랑하며 동유럽에서 손꼽히는 명문 구단인 디나모 자그레브를 무차별 폭격했다.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격수로 지난 시즌 UCL과 분데스리가, 유로 2024, 유러피언 골든슈 등에서 득점왕을 싹쓸이했던 케인은 이날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넣는 등 4골을 몰아치며 두 시즌 연속 UCL 득점왕 시동을 걸었다.
프랑스 올림픽 대표로 지난 8월 끝난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이적한 마이클 올리세가 멀티골을 기록한 뒤 벤치로 들어갔다. 하파엘 게헤이루와 레로이 자네, 레온 고레츠카가 각 1골씩 뽑아냈다.
독일 축구가 자랑하는 신구 테크니션 요주아 키미히와 저말 무시알라는 각각 2도움씩 올렸다.
지난 6월 뮌헨 감독으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꺼내들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로 나선 가운데 백4는 왼쪽부터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우파메카노, 요주아 키미히로 쩌여졌다. 더블 볼란테는 하파엘 게헤이루,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오 구성됐다. 마이클 올리세, 자말 무시알라, 세르주 그나브리가 2선에 포진했다. 케인이 원톱을 맡았다.
자그레브는 4-2-3-1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이반 네비스티치(골키퍼), 로낼 피에르-가브리엘, 사미 음매, 케빈 테오필-캐터린, 스테판 리스토프스키(이상 수비수), 마르코 로그, 요심 미시치, 오기와라 다쿠야, 마르틴 바투리나, 마르코 퍄차(이상 미드필더), 브루노 페트코비치(공격수)가 나섰다.
포문은 케인이 열었다. 케인은 전반 16분 미드필더 파블로비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골키퍼 완전히 속인 뒤 깔끔하게 성공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33분에는 무시알라가 가슴 트래핑으로 떨궈준 공을 골대 정면 페널티지역으로 질주한 게헤이루가 왼발로 정확히 맞춰 골망을 흔들었고, 5분 뒤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올리세가 훌쩍 뛰어올라 문전 헤더 골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자그레브도 이대로 무너지진 않았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두 골을 터트리며 추격전을 시작한 것이다. 후반 3분 페트코비치가 오른쪽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넘어지며 왼발로 밀어넣어 이날 팀의 첫 골을 넣었다. 이어 2분 뒤엔 일본인 2선 공격수 오기와라가 중앙 돌파로 생긴 페널티지역 왼쪽 찬스를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볼이 노이어 다리 사이로 흐르면서 2-3을 만들었다.
가만히 있을 뮌헨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점수 차가 좁혀진 뮌헨은 후반 12분 케인의 득점을 시작으로 원정팀을 사정 없이 때렸다. 키미히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나오자 득달같이 달려든 케인이 세컨드 볼을 오른발로 밀어 넣어 4-2를 만들었다.
후반 16분에는 올리세가 골대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멀티 골을 기록했다.
이후엔 케인이 후반 28분, 33분에 연달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뮌헨이 7-2까지 달아났다. 케인은 이날 넣은 4골 중 3골을 페널티킥으로 기록했는데 UEFA 클럽대항전에서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넣은 건 케인이 처음이다. 케인은 직전 경기 홀슈타인 킬과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 경기에 이어 공식전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뮌헨은 후반 40분 레로이 자네가 8번째 골을 완성했다.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간 레온 고레츠카가 후반 추가시간 9번째 골을 넣어 9-2 대승을 완성했다. 자네와 고레츠카는 모두 지난 여름 뮌헨의 이적 대상에 올라 방출 위기에 몰렸던 공격 자원들이다. 뮌헨은 고액 연봉자라는 이유로 대놓고 이들의 이적을 공언했지만 300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 이들이 팀에서 버티자 결국 스쿼드에 집어넣었다. 둘은 이날 후반 교체로 들어가 골 맛까지 봤다.
김민재는 뮌헨이 어느 정도 점수 차를 벌리자 후반 23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김민재는 96%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으나 공중볼 경합 상황 5차례 중 1차례만 공 소유권을 가져왔고, 두 차례 시도한 롱 패스는 동료에게 정확히 닿지 않았다.
특히 팀의 첫 실점 장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문전에서 자그레브 파챠의 볼 터치를 막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파챠가 살짝 돌려놓은 공이 페트코비치에게 흘러가기도 했다. 결국 소파스코어는 김민재에게 평점 6.2를 줬다. 뮌헨 선수단 중 가장 낮은 점수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마누엘 노이어(6.2) 다음으로 낮은 평점 6.3을 매겼다.
이날 UCL 리그 페이즈 총 6경기가 열린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홈에서 슈투트가르트(독일)를 3-1로 눌렀다.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넣었다. 안토니오 뤼디거, 엔드릭도 한 골씩 보탰다.
애스턴 빌라(잉글랜드)는 영 보이스(스위스)를 적지에서 3-0으로 완파했으며, 리버풀(잉글랜드)도 AC밀란(이탈리아) 원정에서 3-1 승리를 챙기는 등 프리미어리그 두 구단이 개가를 상대 홈구장에서 개가를 올렸다.
이탈리아 최고 명문 유벤투스는 네덜란드 PSV를 홈에서 3-1로 이겼다.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도 홈에서 릴(프랑스)을 2-0으로 완파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